금융위 "일부 기관 채용제도 개선 필요"

금융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간 조사 결과, 일부 공공기관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공공기관 조사 주체인 금융위는 일부 기관의 경우 채용 제도 미비점이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조사를 완료하고 해당 결과를 기획재정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각 부처 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내 채용비리 근절 방안을 마련한다.

조선DB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말부터 실시했던 금융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막바지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17일 우리은행, 금융감독원, 강원랜드 등에서 불거진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각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산하기관 전수조사를 실시토록 했다. 금융위는 정부 방침에 따라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7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최근 5개년 간의 채용과정을 전수조사했다.

이번 채용비리 시발점이 금융기관이었기 때문에 금융위 조사는 상당히 강도 높게 진행됐다. 금융위는 감사담당관을 중심으로 특별점검반을 구성해 직접 기관을 방문해 검사했다. 이와 별도로 채용비리 신고 접수 창구를 마련해 제보를 받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일부 공공기관에서 채용규정을 지키지 않았거나 제도 자체가 미비한 점이 지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기관에서는 채용심사 과정에 연필을 사용해 최종 합격자를 미리 메모해 놓은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와 기관 자체 조사결과, 일부 기관에서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채용비리가 의혹 수준인지, 아니면 명확한 비리행위인지 여부에 따라 금융위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채용비리가 적발된 기관에 대해서는 예산 삭감, 관련자 처벌, 경영평가 반영을 추진한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일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 회의에서 "금융사 취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은행권의 경우 취업준비생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인만큼 공정한 채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단순히 의혹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채용비리는 청탁자와 수혜자가 명확히 존재해야 적발할 수 있는데, 이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 또 대부분 면접에서 비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은행처럼 청탁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증명하기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이 같은 어려움으로 대부분 제보를 통해 채용비리를 조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다만, 중대한 사안인 만큼 금융당국에서도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조사결과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