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5)씨는 올여름 이후 석 달 새 해외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 여름휴가 때는 친구들과 함께 동남아 휴양지에 갔고, 추석 연휴 때는 가족들과 일본으로 온천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국내 관광지의 서비스나 바가지요금을 생각하면 같은 돈을 써도 외국에서 훨씬 가치있게 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7~9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은 지난 7~9월 43억8700만달러를 해외에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지난 2분기보다는 4.9% 증가한 액수로, 3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평균환율(1132.47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외국에서 카드로 긁은 금액은 약 4조9682억원에 이른다.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숫자가 신용·직불·체크카드를 합쳐 1400만장을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해외 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여행객 증가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70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5만명)보다 14.8%(96만명) 급증하며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었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결제액은 정체 또는 감소 상태다. 3분기 외국인은 20억9500만달러를 국내에서 카드로 결제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11.7% 증가한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3.6% 감소한 액수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으로 올 들어 3분기까지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대금은 6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