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제 전문업체 신라젠이 연일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라젠은 매분기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주가는 매섭게 상승하고 있다. 실적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고평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 신라젠, ‘펙사벡’ 기대감에 연일 52주 신고가

항암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신라젠이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급등하고 있다. ‘코스닥이 신라젠 효과로 오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신라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라젠의 상장 이후 주가 추이. 공모가 1만5000원에서 이날 15만원까지 상승했다.

신라젠은 21일 전날보다 2.83% 오른 1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0.52%(4.06포인트) 상승한 789.38을 기록했다.

신라젠은 이날 개장 직후 15만2300원까지 상승하며 전날에 이어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신라젠은 전날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신라젠의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펙사벡’이 간암 환자 대상 글로벌 3상 실험에서 순항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펙사벡이 신장암 환자에게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최지원 신라젠 연구소장은 의학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2년 신장암 대상으로 펙사벡 단독 연구자 임상2상시험에서 암이 영상의학적으로 관찰되지 않는 완치환자가 한명이 나와 고무적”이라고 말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펙사벡은 간암치료제와 더불어 병용요법을 통해 다른 적응증시장으로 확장가능성이 있어 다양한 고형암 시장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신라젠, 고평가 우려 솔솔...코스닥 영업손실 1위 기업 불명예

신라젠은 연일 오르고 있지만,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해왔기 때문에 우려의 시각도 많다.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법인 1015개의 1~3분기 누적실적을 조사한 결과, 신라젠은 코스닥 상장사 중 영업손실 1위를 차지했다.

신라젠의 적자 규모는 지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젠은 2015년 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6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에는 372억원을 기록했다.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신라젠이 과도하게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상장한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당시 9243억원이었으나 현재는 9조원에 가까워졌다. 주가도 당시 공모가(1만5000원)의 10배 가까이 올랐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면서 투자하고 있지만, 펙사벡이 임상 3상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거나, 다른 부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와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연결돼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고평가돼있다고 보고 있다”며 “임상실험을 하고 있어 적자는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라젠의 주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빠르게 환자를 모집한 뒤, 임상 결과는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일 빠르게 급등하는 주가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신라젠에 대한 평가를 내놓기를 미루고 있다. 올해 신라젠 관련 리포트를 발간한 BNK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8개의 증권사 중 한 곳도 신라젠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