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포항 지진 진앙지 부근에서 진흙과 모래가 늪처럼 지표면에 분출하는 '액상화 현상'이 발견됐다.
1953년 일본 학계가 제기한 액상화 현상은 지반이 지진으로 진동할 때 땅 속의 물에 의해 흙이 액체처럼 변한 뒤 지반을 뚫고 나오는 것이다. 국내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 지진 이후 현장 조사를 벌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 등에 따르면 진앙지였던 포항시 흥해읍 일대 반경 약 5km 내에 액상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액상화의 분출구는 선이나 원, 타원 형태로 나타났으며 지름이 수cm 정도로 작은 것부터 지름이 10m에 이르는 것도 발견됐다.
지질연은 16일 포항지진을 분석한 결과 발표에서 포항은 신생대 3기 해성퇴적층(동해에 가라앉았다가 인근 양산단층을 따라 융기한 퇴적층)이 분포하는데, 이 퇴적층은 암편을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강도가 약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조사에서 액상화 현상까지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의 지반이 이번 지진 전후로 약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질연은 "지진으로 인해 지하수가 퇴적층에 압력을 가하고 지하수와 섞인 퇴적물이 액상화하면서 상부를 뚫고 나온 흔적으로 보인다"며 "이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지질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포항 지진 진앙지 부근의 액상화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