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셋째주(13~17) 한국 게임업계에는 연례 최대 행사인 ‘지스타 2017’이 개최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지스타 2017은 올해 PC 게임의 귀환, e스포츠 시대의 절정, 모바일 대작의 향연으로 축약할 수 있었다. 또 지스타 행사와 함께 열리는 대한민국게임대상은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PUBG)의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수상했다.

◆ 역대 최대 지스타 2017, 지진과 수능연기에도 참가자 몰려

지스타 2017 행사 직전 입장을 위해 대기 중인 관람객들.

올해 지스타 2017은 1년 전 행사보다 5% 늘어난 2857개 부스가 만들어져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총 25개국에서 676개 회사가 참가했다. 올해 행사에는 넥슨이 메인스폰서를 맡아 300부스를 마련했고, 액토즈소프트(052790)가 e스포츠 대회 WEGL(World Esports Games & Leagues) 행사를 위해 넥슨과 동급으로 부스를 마련했다.

개최 첫날인 지난 16일에는 4만111명이 방문해 1년 전보다 6.9% 늘었다. 15일 포항 지진 발생 여파로 수능이 1주일 늦춰지면서 방문객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첫날 방문객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주말 수험생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다고 해도 전체 관람객은 지난해 21만9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지스타 2017이 열린 부산 벡스코에는 한파가 몰아쳤지만 16일부터 꾸준하게 방문자들이 줄을 지어 개장을 기다렸고 여러 게임사 부스에 줄을 늘어섰다. 올해 지스타 2017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덕에 PC 온라인 게임 열기가 뜨거웠고 신작 역시 돋보였다. 반면 지난해 주요 부스를 차지했던 가상현실(VR) 게임은 지난해보다 규모가 줄었다.

◆ 배틀그라운드로 자존심 회복한 PC 게임

넥슨의 피파온라인4 시연 부스에 참가자들이 긴 줄로 대기 중이다.

올해 한국게임대상을 포함해 총 6개 분야에서 상을 받은 배틀그라운드는 전 세계 2000만장이 팔렸고, 올해 말까지 총 3000만장이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PC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궜고, 지스타 2017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인근 부스에 LG전자가 부스를 만들어 PC 게임 사용자들을 위한 행사와 다양한 게임용 PC, 노트북 알리기에 나섰다.

배틀그라운드로 촉발된 PC게임에 대한 열기는 넥슨이 서비스를 앞둔 피파온라인4가 더 뜨겁게 만들었다. 지스타 2017에서 펍지의 부스보다도 넥슨 부스의 피파온라인4 시연 장소에 사람들이 몰렸다. 피파온라인4는 개선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로 사용자들에게 주목받았다.

배틀그라운드 덕에 ‘개발의 명가’ 자존심을 회복한 블루홀은 지스타 2017을 통해 PC 게임 차기작을 선보였다.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에어’ 시연장소에 많은 사용자가 몰렸다. 에어는 공중에서 탈 것으로 전투를 펼치면서도 지상에서 이동형 장비를 마련해 전투를 벌이는 개성있는 PC 게임으로 주목 받았다.

◆ 배틀그라운드·오버워치 등 e스포츠 열기 뜨거워

배틀그라운드 부스 앞에서 대기중인 참가자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출시와 오버워치의 세계적 인기, 국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스팀 동시접속자 1위 등 올 한해 주요 e스포츠 종목으로서 자리잡을 PC게임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때문에 지스타 2017 역시 e스포츠 경연장의 모습을 담아냈다.

액토즈소프트(052790)는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하는 ‘WEGL 2017 파이널'을 ‘지스타 2017’ 행사장에서 개최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지스타 2017’에 프리미어 스폰서로 참가해 B2C관 내에 300부스 규모의 e스포츠 무대를 마련했다. 12개국 선수들참참가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하스스톤', '오버워치', '철권7', 'CS: GO', '마인크래프트' 등 주요 종목 선수 60명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 2017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지스타' 대회를 마련해 배틀그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아시아 7개국에서 80여명의 게이머들이 출전했다. 이날 블루홀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배틀그라운드 경기 상황에 따라 환호성을 내지르며 스포츠 경기장 못지 않은 열기를 보였다.

◆ 모바일게임 대작 대거 등장한 지스타 2017

한국 게임시장에서 모바일게임 매출액이 커지고 스마트폰의 발달과 모바일 게임 사용자의 수준 향상 등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은 대작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 등장 이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올해 지스타 2017에서는 이런 변화가 뚜렷이 드러났을 정도로 대작 모바일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오버히트’,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게임인 ‘테라M’과 ‘세븐나이츠2’, 블루홀의 ‘에어’ 등이 특히 주목받았다.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대작 4종을 시연한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시연 중이다.

넥슨의 ‘오버히트’는 이달 말 출시를 앞둬 많은 사용자들이 시연에 나섰다. 기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지 않은 게임으로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새로운 인터페이스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넷마블은 ‘테라M’,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등 총 4개 모바일 대작을 선보였다. 다양한 대작을 선보인만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직접 행사에 참여했다.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게이머들의 반응을 살피겠다는 의도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직접 부스에 들어가 사용자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사용자들의 넷마블 게임 시연 장면을 직접 지켜보고 반응을 묻기도 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넷마블게임즈의 부스에 직접 들어가 시연중인 관람객과 대화하고 있다.

방준혁 의장은 지스타 2017 행사에 대해 “매년 지스타 현장을 방문했지만 올해 가장 오래 머물면서 지켜봤다”라며 “e스포츠 경기는 물론 출품한 게임이 전체적으로 질이 좋고, PC 게임도 새로운 게임들이 많이 나와 지스타가 균형감을 갖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가상현실(VR) 기기는 경량화되지 않아 몇년째 정체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