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차기 은행장 선임 과정과 절차가 안개 속에 빠졌다. 17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던 차기 행장 후보들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다.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을 위한 일정과 선정방법을 논의했다.

임추위는 “그동안 헤드헌터사를 통해 현재 우리은행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해 신속히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속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영능력과 덕망을 갖춘 우리은행 은행장 후보군을 물색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른 시간부터 계속된 임추위에서는 은행장 선정에 대한 구체적 방향이 도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확정된 차기 은행장 선정과정은 공모절차를 생략하기로 했다는 것이 전부다.

임추위는 빠른 시일내에 다시 한 번 회의를 열고 후보군 압축과 선정절차, 방법 등을 결정해 다음주 초 공표하기로 했다.

또 면접 대상자가 결정되면 이 사항을 공표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임추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신속히 은행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덕망을 갖추고, 지속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기업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는 경영능력과 경험을 갖춘 리더를 찾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은 최근 불거진 신입사원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올해 초 민영화 당시 지분 4% 이상 참여한 주요 5대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임추위원으로 한 임추위가 가동됐다.

5명의 임추위원(사외이사)은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소장, 박상용 연세대 교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톈즈핑(田志平) 중국 베이징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초 우리은행장 선출과정에서는 그래도 어떤 사람들이 후보군에 올랐고 어떤 사람들과 경쟁하는지에 대한 대강의 모습은 알 수 있었지만 현재 이 행장이 갑자기 사임한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은 외부인사와 내부인사들의 경쟁과 갈등으로 전혀 예측이 어려운 모습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