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만에 충전할 수 있는 전고체 전지(solid state battery) 특허를 출원 중이다. 한 번 충전하면 500마일(약 800㎞)을 달릴 수 있다.”

고급 전기차 제조업체 피스커(Fisker Inc)의 CEO(최고경영자) 헨릭 피스커(Henrik Fisker)는 1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K-GLOBAL 실리콘밸리 2017’ 행사에서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선 배터리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헨릭 피스커 피스커 CEO가 15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K-GLOBAL 실리콘밸리 2017’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헨릭 CEO는 BMW, 애스턴 마틴, 포드 등에서 디자인을 총괄한 자동차 디자인 전문가다. 2007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제조업체 피스커 오토모티브를 설립한 데 이어 작년에 피스커를 세우고 고성능 전기차(EV)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피스커 오토모티브가 내놓은 피스커 ‘카르마’는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이브리드 슈퍼카로 꼽히기도 했다.

헨릭 CEO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배터리보다 밀도(density)가 높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가격도 기존 배터리의 3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배터리 대량생산은 2023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며 “내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헨릭 CEO는 전고체 전지 대량생산 이전인 2019년에 원통형(cylinderIcal) 전지를 생산해 전기차에 적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배터리를 사용하면 9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르웨이·네덜란드(2025년), 독일·프랑스(2030년), 영국(2040년) 등 유럽 일부 국가가 추진 중인 ‘신규 가솔린·디젤 차량 판매 금지’ 규제가 전기차의 폭발적 성장을 이끄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도 강조했다. 헨릭 CEO는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차량 안에서 스타벅스 커피나 햄버거를 주문·결제하고, VR(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 실물 없이 테스트 드라이브를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사용자 경험, 서비스 프로세스가 바뀌는 혁신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K-GLOBAL 실리콘밸리 2017’ 행사 참가자가 VR(가상현실) 스타트업인 비햅틱스의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서승우 서울대 교수가 오전 기조연설자로 나서 올해 6월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자율주행차 테스트 주행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이태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부사장, 김득중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글로벌 ICT사업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함께 진행하는 K-GLOBAL 실리콘밸리 행사는 2012년에 시작돼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수출상담회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업체인 애틱스, 다이나맥, 에피카, 사물인터넷 및 보안 관련 업체인 아르고스랩, 아모텍 등 40여개 한국 기업이 참여해 현지 바이어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행사장 지하에서 진행된 취업박람회에선 미국 취업비자 획득, 실리콘밸리 취업 노하우, 이력서 작성법 등에 대한 상담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