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인근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자 포스코, 현대제철(004020)등 포항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이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시설 점검에 나섰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도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 중이다. 다행히 아직은 큰 피해 상황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오후 14시 29분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기상청 관측 사상 작년 9월 12일에 있었던 경북 지진 이후 최대 규모다. 첫 지진 후 20분쯤 뒤에는 포항시 북구 북쪽 7㎞ 지역에서 규모 3.6의 여진도 발생했다. 이날 지진으로 포항 지역은 건물 외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고 서울 광화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진동이 느껴졌다.

15일 오후 2시29분에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발생한 지진.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306200), 동국제강(460860)등 포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주요 철강업체들은 지진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진 직후 건물이 흔들리자 작업을 멈추고 직원들을 즉각 대피시켰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 가동에 이상이 없어 재가동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설비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제철도 대피했던 직원들을 복귀시킨 뒤 피해 현황을 파악 중이다. 현대제철은 포항공장에서 철근, H형강 등을 생산 중이다. 포항에 봉형강 공장을 두고 있는 동국제강은 1차로 인력과 설비를 점검한 결과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세아제강 포항공장의 경우도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전국적으로 24기가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포항 인근에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6기의 원전이 있다. 또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동굴 처분시설, 배수펌프 등 주요 시설물도 정상 가동 중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1 발전소에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하고 있지만, 모든 원전은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적으로 운전 중”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현재까지 설비고장이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 4개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및 공급시설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036460)는 지진이 나자 곧바로 대구 본사에 재난대책본부 상황실을 설치해 생산 및 공급설비를 긴급 점검했다.

울산에 생산공장이 있는 현대차(005380)도 공장을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또 울산 지역에 공장이 있는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096770)등도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흔들림은 있었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상황은 없다”며 “매뉴얼에 따라 높은 곳에서 하는 작업은 중지하고 옥내·외 장비와 시설물을 긴급 점검한 뒤 이상이 없으면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기흥과 화성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경기도 이천, 충북 청주에서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인 SK하이닉스(000660)도 지진과 관련해 생산라인의 차질이나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