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57.4%)은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를 꼽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외환 위기 20년을 맞아 지난달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외환 위기에 이어 '2010년대 저성장'(26.6%)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5.2%) 등이 꼽혔는데 격차가 컸다. 응답자의 59.7%는 '외환 위기가 자기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39.7%는 '본인이나 가족이 실직·부도를 경험했고', 64.4%는 '당시 심리적으로 위축됐었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평가는 외환 위기 당시 대학생(68.9%)이나 자영업자(67.2%)였던 응답자들에게서 더 많이 나왔다. 당시 대학생들은 유례없는 취업난에 빠졌고 경영난에 빠져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 위기를 조기 극복한 원동력으로는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의 단합'(54.4%)이 가장 많이 꼽혔다. '기업의 구조조정·공공 개혁'(15.2%), 'IMF 등 국제기구의 구제금융 지원'(15.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외환 위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금 모으기 운동'(42.4%)이었다.

외환 위기 20년을 맞은 현재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성 강화'(31.1%)가,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신뢰 구축'(32.7%)이 가장 많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