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인 한국GM과 GM코리아(캐딜락)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GM과 GM코리아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있으나 본사는 인천시 부평에 함께 있다.

캐딜락은 올들어 10월 기준으로 지난해 판매 대수를 이미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국GM은 판매량 감소와 노사 갈등, 한국시장 철수설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 캐딜락 올해 판매대수 전년의 두배 목표

캐딜락은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캐딜락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512대를 팔아 이미 지난해 판매량 1102대보다 37% 더 팔았다. GM코리아는 다양한 차량 라인업을 통해 수요층을 넓혀 연말까지 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캐딜락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올 들어 수입차시장에서 디젤차 판매가 감소하고 가솔린 차량의 판매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캐딜락은 국내에서 디젤 모델을 판매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캐딜락은 동급 수입차보다 가격은 싸지만 편의 사양과 주행성능은 빠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캐딜락의 대형 세단인 CT6의 가격은 7880만~9580만원이다. 미국 판매가 대비 1000만원 가량 싸게 책정됐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에 비해 최대 400만원이 싸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입차 신규등록 차량 가운데 가솔린차의 비중은 49.7%로 전체 수입차 판매의 절반 수준에 근접했다. 반면 디젤차의 점유율은 39.7%로 떨어졌다.

캐딜락 신차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CT6 범용 버전인 2.0 터보 모델을 출시했으며, 앞서 5월에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에스컬레이드를 선보였다. 캐딜락 관계자는 "CT6와 SUV모델인 XT5가 전체 비중의 55%를 차지한다"며 "가격은 낮지만 성능이나 옵션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국GM 판매량 감소 고심...크루즈 디젤 모델 출시로 기대

반면 한국GM은 판매 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GM의 10월 내수 판매량은 76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2% 급감했다. 올해 10개월간 누적대수도 11만176대로 23.9% 감소했다.

한국GM 올 뉴 크루즈 디젤

한국GM은 지난해 5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약 2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한 군산 공장의 고정비용 손실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부진 원인은 올해 신차인 크루즈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출시한 크루즈의 1~10월 누적판매는 8687대로 경쟁모델인 아반떼(6만9830대)의 12% 수준에 머무르며 흥행에 실패했다. 크루즈 가솔린 모델은 고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판매 부진에 시달려 왔다. 지난 2월에는 협력사 조달 부품에 일부 문제가 발생해 생산이 잠시 중단되며 고객 인도가 지연되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는 쌍용차에 내수 3위를 내줬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달 크루즈 디젤 모델이 출시된 만큼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크루즈 디젤 출시를 통해 월 1000대 수준으로 판매량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