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장기화에 따라 소득 증가가 정체되면서 '티끌 모아 태산'을 내세우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새로운 재테크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음 달 1~2일 서울 강남구 SETEC(세텍)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는 짠돌이 사이에서 입소문 난 재테크 상품들이 대거 출동한다. 쏠쏠한 금리로 자투리 금액을 예치할 수 있는 예·적금, 최소 1만원으로 투자하는 P2P(peer to peer·개인 간)금융과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모바일 가계부를 통한 자산관리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우리銀, 0.2%포인트 우대금리 쿠폰북 제공

우리은행 '위비 짠테크 적금'은 그간 짠테크족이 즐겨 써 온 재테크 기법인 '캘린더 강제저축(매일매일 저축액을 조금씩 늘려서 저축)'과 '봉투 살림법(한 달 생활비를 30개 봉투에 나눠 담은 뒤, 하루에 봉투 하나만 사용)'을 금융에 접목한 상품이다. 적금 기간에 매주 1000원씩 저축액을 늘리는 '52주 짠플랜'을 선택하면, 하루 저축액 1000원으로 시작할 경우 1년 뒤 최대 138만원을 모을 수 있다. '1DAY 절약 플랜'의 경우 하루 생활비 목표 금액을 설정해두고, 저녁에 실제로 쓴 금액을 입력하면 아낀 생활비만큼의 금액이 적금으로 자동 이체되는 식이다. 하루에 3만5000원을 쓰겠다고 계획했는데 3만원만 썼다면, 차액인 5000원이 적금 계좌로 이체된다. 짠테크적금 적금기간은 1년, 2년, 3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최대 연 2.5%(비대면 실명 확인한 첫 거래고객 기준)까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박람회 참관객에는 위비 짠테크 적금뿐 아니라 일부 예·적금 상품에 활용할 수 있는 0.2%포인트의 우대금리 쿠폰북을 증정한다.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은 매일 가입자에게 '얼마를 저축하시겠어요' 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답장에 금액을 적어 보내면 자동으로 계좌에 돈이 저금 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매일 커피 한 잔 가격(5000원)을 저축해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KB라떼 연금저축펀드'를 출시했다. 1년간 매일 커피값 5000원을 절약하면 182만원을 모을 수 있는데, 이렇게 커피 값을 30년간 아끼면 은퇴 후 연금으로 10년간 월 77만원(연 3% 가정)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한은행 '한달애(愛) 저금통'은 가입자가 아꼈다고 생각하는 담뱃값이나 커피값 같은 자투리 돈을 매일 저금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가상 저금통에 입금(최대 하루 3만원, 월 30만원)하면, 모인 돈에 연 4.0% 이자를 붙여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계좌로 이체해준다.

1만원으로 시작하는 핀테크 투자

핀테크(혁신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짠테크족이라면 1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P2P금융' '크라우드펀딩' '로보어드바이저' 등에 도전해볼 만하다. P2P 금융은 돈이 필요한 사람이 전문 중개 업체를 통해 대출금·사용처 등을 올리면 불특정 다수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서비스다. 기대 수익률이 연 8~12% 정도(세전)로 높은 편이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는 자영업자 전문 P2P 금융회사인 '펀다'의 경우 최소 투자 금액이 1만원으로 낮아 짠테크족이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부동산 자산유동화 대출(ABL)을 주로 다루는 P2P 금융사 비욘드펀드의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이다.

또 다른 박람회 참가기업인 크라우드펀딩 업체 '크라우디'는 유망 스타트업의 '주주'가 되고 싶은 투자자에게 알맞다.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은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이 크라우디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직접 투자를 받는 것을 말한다. 적게는 10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다양한 창업기업의 지분 투자가 가능하다.

알파고 같은 AI(인공지능)에 짠테크를 맡기고 싶다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로봇 자산관리 시스템) 전문 회사인 쿼터백투자자문이 키움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최초로 출시한 로보 어드바이저 자문형 공모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소 투자 금액은 1만원으로, 연초 대비 수익률 11.45%(주식혼합형·10월 말 기준)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소비자 가계부를 분석해 낭비성 지출을 잡아내는 TV 프로그램까지 흥행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앱)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가계부 앱 '브로콜리'는 국내 은행 20곳, 증권사 8곳, 카드사 10곳에 흩어져 있는 금융 정보를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한 번에 불러와 자산·부채와 지출·수입 내용을 한눈에 보여준다. 쿼터백자산운용과 브로콜리를 운영하는 '데일리금융'은 박람회 부스를 방문하는 관람객에서 선착순으로 브로콜리 등을 나눠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