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민간 기업들이 잇따라 주택 임대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임대는 물론 건물 관리나 위탁 운영 등 관련 사업 영역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KT에스테이트가 공급한 임대주택 '영등포 리마크빌'.

에머슨퍼시픽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부지에 고급 임대 주택을 만들기 위해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규모는 약 100실 정도로 모두 전용면적 40㎡ 이하로 지어질 예정이다.

에머슨퍼시픽은 부산의 복합 휴양단지 '아난티 코브'와 경남 남해에 '힐튼 남해 골프&스파', 경기도 가평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등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기업이다. 회사 측은 소수 VIP에 특화한 회원제 리조트를 운영·관리한 노하우를 앞세워 입주민에게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소득 전문직 1~2인 가구가 주거 편의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점을 노린 것이다.

에머슨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에 30~40실 규모의 고급 임대주택을 꾸준히 지을 계획"이라며 "기존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세빌스코리아는 올해 2월 서울 영등포에 있는 300실 규모 주거용 오피스텔 총괄 관리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가 끝나는 2019년께 임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세빌스코리아는 그동안 서울 도심 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로 수익을 내던 회사다. 하지만 1~2인 가구 숫자가 늘고 주택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커지자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한 것이다.

세빌스코리아는 앞으로 임대주택 용지 물색부터 자금조달, 상업시설 개발, 분양까지 임대주택 사업에 필요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부동산과 연관이 거의 없는 기업들도 임대주택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KT는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하겠다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해 지난해 주택 임대 사업에 진출했다. 2024년까지 1만여실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영등포와 동대문, 관악, 부산까지 4곳에 임대주택을 운영 중이다.

KT는 대학생, 사회 초년생 등 젊은층 1인 가구를 위해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월세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거 관련 서비스에 공을 들였다. KT 관계자는 "입주 초기에는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KT가 직접 관리한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대기자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문 닫은 은행 지점 5곳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바꿔 '뉴스테이'로 제공하기로 하고 지난해 초 국토교통부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활용도가 낮은 은행 지점을 리츠(REITs)에 매각하면, 리츠가 이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재건축해 월세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관리 서비스는 하나금융 계열사인 HN주택임대관리가 맡는다.

다양한 기업들이 주택 임대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매달 현금을 챙길 수 있어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고 컨시어지·보안 등 다양한 주거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어서다.

국내 주거시장의 달라진 흐름도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줬다. 최근 몇 년간 저금리가 지속되고 1~2인 가구가 늘면서 월세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2015년 27.1%로 늘었다. 4인 가구(18.8%)는 물론 3인 가구(21.5%)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1~2인 가구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숫자는 2025년이면 670만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3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이면 763만 가구로 전체 비중의 34%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45년이 되면 1~2인 가구수는 전체의 71.3%(1589만8000가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