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닷컴이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그동안 누구(NUGU) 등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이용한 음성 주문 서비스는 가능했지만 스마트폰 앱만으로 음성 주문을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닷컴은 오는 20일쯤 음성주문 기능을 담은 모바일 앱 서비스에 나선다. 결제도 사전에 등록한 방식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음성 주문이 완료되면 결제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롯데닷컴은 그동안 모바일 앱에서 음성 검색만 지원했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이달 중 음성으로 제품을 골라 결제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며 "전면 도입 이전 시범 페이지를 운영해 음성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 메인 페이지.

예를 들어 시범 페이지에서 "버건디 코트 L 사이즈로 두 벌 주문해줘"라고 말하고 주문 절차를 끝내면 사전 등록 방식대로 결제가 이뤄진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상품을 말씀해주세요',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식의 간단한 답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으로 음성 상품 검색·주문까지 '국내 최초'

롯데닷컴의 스마트폰 음성 주문 서비스 도입으로 ICT(정보통신기술)와 유통을 접목한 '유통4.0' 흐름이 국내에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닷컴 모바일앱의 설치자수는 지난달 기준 1200만명이며 실사용자는 270만명에 달한다.

롯데닷컴 모바일 앱에서 음성 검색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유통업계는 최근 음성 상품 검색 및 주문 기능을 도입하고 있지만 모두 별도의 AI 스피커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AI 스피커는 집 거실에 배치된 경우가 많아 외부에선 이를 활용하기 어렵다.

최근 SK플래닛 11번가는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음성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외에선 아마존이 자사 AI 스피커 '에코(Echo)'를 통한 음성 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네이버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와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를 활용한 배달의민족 주문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롯데닷컴은 ICT와 결합한 유통 혁신에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해 1월 AI 이미지 검색 서비스 '스타일추천'을 도입했다. 원하는 제품 사진을 넣어 검색하면 AI가 유사한 스타일의 상품을 검색해주는 기능이다. 같은해 3월엔 지능형 음성검색 서비스를 실시했다. 롯데닷컴 앱 검색창 옆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문장을 말하면 AI가 문맥을 파악해 해당 상품을 찾아준다. 올해 8월엔 챗봇 '사만다'를 도입해 메신저로 채팅하듯 원하는 상품을 물어보면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추천 대상 상품은 200만개에 달한다.

◆ '유통4.0' 강조하는 신동빈 회장… 오프라인 배송 인프라 구축에도 가속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의 유통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7월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서 "AI,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과 롯데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11월 사장단회의에서도 "IT 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라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그룹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롯데그룹 5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뉴롯데'라고 쓰인 전구에 불을 켜고 있다.

롯데는 유통 계열사의 적극적인 ICT 도입을 통한 '옴니채널'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환경을 넘나들며 간편하게 결제하고,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롯데는 상품 검색·주문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문한 물품의 수령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품을 전국 각지의 롯데 유통채널에서 받아볼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달 기준 전국 9195개 점포를 보유 중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스마트픽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초 4000여개 수준이던 스마트픽 운영 점포수는 지난달 기준 7000개 이상으로 늘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도입해 상품 검색과 구매를 돕고, 롯데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로 결제를 하며, 전국의 롯데 계열 유통 채널에서 이를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롯데가 그리는 '옴니채널'의 궁극적인 모습"이라며 "유통업계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만큼 롯데의 ICT 접목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