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롯데), 신라(호텔신라), 신세계(신세계디에프) 등 면세점 '빅3'가 6일 오후 4시 마감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 당초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분위기는 냉랭했으나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봉합 바람을 타고 입찰 경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앞서 지난달 20일 열린 사업설명회엔 국내 대기업 면세업체들과 세계 1위 면세업체 듀프리 등 12개 업체가 참여한 바 있다.

제주국제공항.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사드 해빙 무드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지난달 31일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문을 발표하며 면세·관광 업계엔 중국 단체관광 재개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올해 1~8월 제주국제공항 입국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2% 감소한 38만8761명에 그쳤다. 이번 입찰도 기존 사업자인 한화갤러리아가 사드 여파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7월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데 따른 것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공항면세점은 공항 면세점 중 '알짜'로, 중국 단체관광만 재개된다면 수익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며 "한화갤러리아도 영업을 개시한 첫 해인 2014년에 바로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둘째는 임대료 부담을 낮춘 영업요율 기준의 새로운 임대료 선정 방식이다. 공항공사는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공고에서 입찰 조건 중 하나로 최소 영업요율 20.4%를 제시했다. 영업요율이란 사업자가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입찰을 원하는 업체는 20.4%보다 높은 영업요율을 써내야 한다. 과거 공항면세점 임대료는 입찰시 계약한 고정액으로 지급했다. 현재 고정액으로 계약한 공항면세점 임대료는 영업요율로 환산시 매출의 30~35%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금한령 이후 단체관광객이 끊기면서 면세점업계는 2분기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최근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2억3226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8월보다 4.5% 늘었다. 올해들어 9월까지 면세점 누적 매출은 92억2645만 달러(약 10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을 위한 프로모션, 리베이트 등으로 외형적 매출 성장에 비해 수익성은 악화됐다"며 "사드 해빙 분위기 속에서 제주 공항면세점 영업권을 획득한다면 수익성 개선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화 갤러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 전경.

이번 제주공항면세점 선정의 핵심 기준은 영업요율이다. 하지만 각 업체가 제시한 영업요율이 근소한 차이일 경우 영업요율 외 가·감점 요인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 신라, 신세계 빅3 업체는 각각 감점 요인을 갖고 있다. 롯데는 인천공항 공항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3차례에 걸친 협상에서 진전이 없자 인천공항을 불공정거래 명목으로 공정위에 제소했다. 신라는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1기 공모 당시 본계약을 포기한 바 있다. 신세계는 2015년 신세계조선호텔이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철수했다. 공항공사는 평가 과정에서 임대 중도해지, 임대료 체납 등 항목에 대해 감점하고 공항면세점을 3년 이상 운영한 사업자에게 가점을 준다.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면적은 1112㎡(면세매장 409㎡)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5년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사업자 선정 결과는 12월 말쯤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