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모든 가전 IoT로 묶는다는 목표 실현할 토대"

2018년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통합 연구소 조직을 출범시키고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사진)이 연구소장까지 맡도록 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일 완제품의 선행연구소를 담당하는 기존 CE 부문 내 DMC연구소와 IT·모바일(IM) 부문 산하의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로 확대 재편했다. 또 부사장급으로 운영돼 왔던 연구소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하고 신임 CE 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연구소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 리서치의 출범이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등 가전 사업 혁신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삼성 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완제품의 통합 연구소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24개 연구거점과 2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들을 이끌어 간다. 삼성전자(005930)가 삼성리서치를 출범시킨 것은 오는 2020년을 목표로 모든 가전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해 완벽한 스마트홈을 구축하겠다는 비전과 궤를 같이 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열린 CES 행사에서 윤부근 당시 CE 부문장이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가전 제품을 IoT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며 "이같은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김현석 CE 부문 사장이 연구소장까지 겸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사장은 평소에도 TV 등을 비롯한 가전 제품이 IoT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열린 IFA 행사에서도 "TV는 고사양 CPU,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을 탑재하고 있어 사물인터넷의 중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최고의 디바이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지난해 이후 스마트홈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자사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로스엔젤레스 무역관이 발표한 해외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1년까지 해마다 21.8% 확대될 전망이다. 2017년 기준 미국의 스마트홈 기기 사용률은 32.5%로, 2021년까지 과반이 넘는 60.7%가 1개 이상의 스마트홈 기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IT 기업들이 가전 기업들의 고유 영업을 침범하고 들어오면서 기존에 하드웨어 기술력에 집중했던 전자기업들 입장에서는 더욱 강력한 소프트웨어적 무기가 필요하게 됐다"며 "모바일 분야 SW 연구기관을 사실상 가전에 흡수합병 시킨 삼성 리서치의 출범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