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의 비전은 현실성이 있나?"

사상 첫 주가 20만원 돌파로 자축 분위기에 휩싸인 셀트리온(068270)에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찬물을 끼얹져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가 현 주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8만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하고 미국 시장에서 새 역사를 쓰겠다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의 비전이 비현실적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측은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도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면서 "일각의 시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모간스탠리 셀트리온 목표주가 8만원, 이유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 제니퍼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이 과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는 '셀트리온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Underperform)'는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는 이후 24일, 25일에도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내놓았다.

논란이 된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강력한 실행력과 분명한 비전이 인상적"이라면서도 "셀트리온은 복제약 포트폴리오(3개의 1세대 바이오시밀러만 보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이 낮은 데다 화이자, 암젠, 노바티스, 머크 등과 같이 자본 규모가 큰 하이브리드 바이오시밀러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난 공격적·보수적 투자자들은 모두 서 회장이 미국 시장에서 목표로 삼은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의 시장 점유율 목표치, 유럽에서의 트룩시마의 시장점유율 목표치가 비현실적이라고 여기고 있다"며 "서 회장의 비전이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램시마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로,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에 쓰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받아 지난해 연말부터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모간스탠리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시장 장악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얀센의 모 회사인 존슨앤존슨 실적을 그 근거로 들었다.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 3분기 매출 실적은 12억 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 감소하는데 그쳤다.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가 레미케이드 매출을 끌어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레미케이드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98%에 달한다.

존슨앤존슨 측은 "미국 의사들이 레미케이드에 안정된 환자의 약을 다른 바이오시밀러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제니퍼 김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오리지널 약인 레미케이드 대비 35% 수준으로 할인해 램시마를 팔고 있는데, 유통업체에 더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팔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레미케이드의 정가는 1167.8달러, 인플렉트라의 정가는 946.3달러다.

◆ 보고서에 주가 주춤…주주들 뿔났다

이러한 모간스탠리의 부정적인 관측은 셀트리온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주일 간 셀트리온 주가 변동 그래프

올들어 셀트리온의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연초 저점 대비 최고 65%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이 결정되면서 수급 개선 기대 등으로 지난 17일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98%(1만5800원) 상승한 19만1700원까지 올랐으며 18일 장중 20만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모간스탠리의 셀트리온 보고서가 18일(현지시각) 나온 후인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17만5200원으로 급락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27일 17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모간스탠리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해당 보고서의 진위 여부에 강한 의구심을 표했으며, 모간스탠리 보고서 작성자인 제니퍼 김 애널리스트의 신상을 추적하기도 했다. 또 일부 투자자들은 모간스탠리가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를 대량 보유하고 있어 악의적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셀트리온 종목 토론실

◆ 셀트리온 "유럽 때도 그랬다…미국 시장 성장 확신"

셀트리온 측은 "모간스탠리가 해당 보고서를 발행한 것은 사실이나 '일각의 견해에 불과한 것'이라며, 오히려 해당 보고서가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박을 내놨다.

유병삼 셀트리온 상무는 "램시마의 미국 내 점유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시장 진입 초기 현상일 뿐"이라며 "과거 유럽에서도 한 자릿수 점유율로 시작해 현재 40% 이상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유 상무는 "초기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도 '안 될 거다'라는 식의 지금과 같은 부정적인 목소리는 있었다"며 "하지만 셀트리온은 비전을 실현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도 유사하게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2406억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1204억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9449억원,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4691억 원을 올릴것으로 전망됐다. 셀트리온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실적은 매출액 4427억원, 영업이익 2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8%와 118.8% 증가했다.

램시마의 작년 수출 실적은 6억 3569만달러(7377억원)로 2015년 4억 3932만달러(4970억원) 대비 44.7%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 10억 6397만달러(1조 2346억원)의 절반 이상인 59.7%를 차지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발표한 연간 사업 계획에서 매출액 8604억원과 영업이익 4886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