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사진작가 마르크 브라우워가 찍은 '톡토기( springtail)'.

노란 소가 푸른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듯, 더듬이를 내민 작은 곤충이 풀잎에 앉았다. 정원의 낙엽이나 화분을 들추면 몸길이가 2~3㎜에 불과한 작은 곤충이 톡톡 튀어 다니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바로 톡토기라는 토양 곤충이다. 영어 이름(springtail)도 용수철처럼 튀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지었다. 네덜란드의 사진작가 마르크 브라우워는 운 좋게 톡토기가 풀잎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최근 영국 왕립생물학회가 주최한 국제사진대회에서 최종 결선에 올랐다.

화분에서 이상한 곤충이 나온다고 질겁을 하지만 톡토기는 사실 이로운 곤충이다. 소 배설물이 거름이 되듯 톡토기도 유기물을 분해해 땅에 영양분을 준다. 하지만 환경 변화에 민감해 최근 보기 어려운 곤충이 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역이용해 토양의 오염 정도를 톡토기로 가늠해보기도 한다.

톡토기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도 한몫할 수 있다.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희탁·김신현 교수 연구진은 톡토기의 피부에 난 돌기 구조를 모방해 물과 기름에 모두 젖지 않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톡토기는 땅속에 살면서 피부로 호흡한다. 만약 피부에 물이나 기름이 묻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톡토기는 피부 표면에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버섯 모양 돌기 수만 개를 만들어 물과 기름을 모두 밀어낸다. 이를 모방한 구조는 수혈용 혈액 튜브와 같은 의료 용기의 오염을 막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중국 저장성의 미아오 용이 찍은 '두 개의 큰 눈'. 용은 "집으로 가는 길에 공원에서 실잠자리 두 마리가 나뭇잎에 앉아 건너편을 바로 보는 모습을 보고 바로 카메라를 들이댔다"고 말했다.

연예인만큼 유명해진 톡토기도 있다. 지난 2013년 박경화 전북대 과학교육학부 교수는 세계적인 희귀 곤충인 '아까보시곱추털보톡토기'가 국내에 서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톡토기는 한 속(屬)에 단 한 종(種)만 있으며, 1919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전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약 4억년 전 고생대 데본기에 처음 지구에 출현한 가장 원시적인 곤충으로 본다. 골동품으로 치면 연대도 오래됐고 희소성도 갖춘 최고의 보물인 셈이다.

이 톡토기는 2년 뒤 국내 한 남자 배우가 여자 배우에게 준 사진에 "넌 정말 아까보시곱추털보톡토기 같은 애야"라는 극 중 대사를 남겨 다시 화제가 됐다. 그만큼 여배우를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존재로 본다는 뜻이어서 바로 열애설이 났다. 하지만 나중에 그 여배우는 다른 감독과 열애설이 났다. 남자 배우도 다른 여배우와 결혼했다. 톡토기처럼 사랑도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