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No Brand)'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마트(139480)에 롯데마트가 '온리프라이스(Only Price)'를 들고 도전장을 던졌다.
그동안 롯데마트는 '초이스엘' '요리하다' 등의 PB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마트의 '노브랜드' '피코크'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마트가 2015년 출시한 노브랜드는 지난해말 기준 상품 1000여종에 지난해 1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PB 성공모델로 안착했다.
PB는 제조사가 아니라 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상표를 부착해 파는 상품을 말한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 덕분에 최근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떠올랐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노브랜드에 맞서는 전략으로 천원 단위 균일가로 책정한 최적가 카드를 내밀었다. 롯데마트는 온리프라이스 상품의 적정가를 산정한 뒤, 1년 내내 가격을 바꾸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제품의 질도 동일 가격대 최상급을 추구한다.
유통업계 간 치열했던 상시 최저 가격(EDLP, Everyday Low Price) 정책과 차별화한 것이다. EDLP 정책은 고객 유치를 위해 '1+1' '덤' '특별할인'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도 시시각각 가격이 달라졌다. 가격 민감 상품의 경우 같은 마트라도 점포마다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해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온리프라이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2월 종이컵, 키친타올 등 생필품 25개 품목으로 론칭한 온리프라이스는 8개월이 지난 현재 134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남창희 롯데마트 MD본부장(전무)은 26일 서울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온리프라이스 설명회에서 "온리프라이스 판매 품목을 현재 134개에서 405개로 늘리려고 한다. 올해 530억원, 내년에는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는 브랜드명처럼 가격을 최우선시하고 상품을 기획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타사의 PB상품이 상품을 만든 다음 적정가를 매기는 방식이라면 우리는 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거기에 따라 상품을 구성하는 방식을 쫓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상품 선정부터 개발, 생산, 관리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 깊이 관여해 파트너사와 상품의 본질과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 '내가 소비자라면 이 제품을 구입하는 데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따졌다.
'온리프라이스 1등급 우유' 개발 사례는 롯데마트의 가격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롯데마트는 흰우유 소비 감소로 원유는 남아돌고 있으나 농가 소득 보전 때문에 제조원가를 깎기 어려웠다. 내부 검토 결과 1등급 우유 1L의 적정가로 1500원이 산출됐다.
온리프라이스의 천원 단위 가격 정책을 맞추기 위해 2L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면 종이팩보다 제조원가가 오르기 때문에 가격을 맞추기 어려웠다. 결국 롯데마트는 정상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1L 종이팩 두 개를 묶어 3000원에 내놨다. 이렇게 출시된 온리프라이스 1등급 우유는 월 평균 30만개(60만팩)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
제품 포장도 가격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온리프라이스는 소비자가 가격을 인식하기 쉽게 모든 제품의 포장을 흰색과 빨간색으로 통일했다. 제품을 집으면 가장 먼저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이 구매 후 상품을 사용하면서 가격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품질과 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기억하기 쉽게 천원 단위로 가격을 책정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유통업계에서는 마케팅을 이유로 '990 가격 정책'을 곧잘 사용한다. 때로는 990원보다 더 싸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980원을 쓰기도 한다. 롯데마트는 이같은 가격 전략이 제품 간 가격 비교를 어렵게 하는데다 가격 변화를 인지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보고 깔끔하게 천원 단위로 가격을 매겼다.
롯데마트가 PB 상품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이마트 노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남창희 본부장은 "이제 PB 상품은 양적 확대가 아닌 시그니처 상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브랜드가 진출한 가전제품 부분이라든지 별도의 스토어 진출 계획도 없다고 했다.
남 본부장은 "온리프라이스는 유통업체의 특가 판매 행사로 특정 상품의 가격 신뢰가 무너지는 단점을 극복할 새로운 대안"이라면서 "온리프라이스가 고객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파트너사와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며 잉여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롯데마트의 대표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