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한 중소 제조업체 사장은 "명절마다 공무원들에게 관례적으로 보내던 선물을 이번 추석에는 보내지 않았다"며 "우리만 안 했으면 불이익이 있을까 봐 불안했겠지만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라 부담감을 덜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에서 16㎡(약 5평) 규모 꽃집을 운영하는 A씨는 "1년 전부터 축하용 난 판매가 급감해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근처 다른 꽃가게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으로 기업들은 "활동하기가 더 좋아졌다"고 평가한 반면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 등으로 가게 운영이 힘들어졌다"며 어려움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4일 국내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김영란법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74.4%가 "법 시행 후 기업을 경영하기 좋아졌다"고 답했다. 기업 활동이 더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23.9%에 그쳤다.

좋아진 점으로는 '공무원의 공정성 향상'(32.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이어 회식 간소화 등 조직 문화 개선(32.8%), 접대·선물비 등 비용 절감(19.0%), 접대 감소에 따른 업무 효율화(14.8%) 등이었다. 법 시행 후 어려움으로는 '감사·결재 강화 등 내부 업무 부담 증가'(27.5%)와 '공무원의 소극적 태도로 업무 차질'(25.9%), '접대·선물 기피로 인한 영업 방식 변경 부담'(23.0%), '회식 감소 등 사내 분위기 경직'(11.1%) 등이 꼽혔다.

반면 대한상의가 음식점과 농축산 도소매업, 화훼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비슷한 내용의 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70%가 "법 시행이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화훼 도소매업(85.4%)과 음식점(79.8%)이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토로하는 비율이 높았다. 농축산 도소매업은 49.5%로 비교적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