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태풍 피해 복구에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지원
韓 제치고 아이폰X 1차출시국
"북미 시장 테스트베드 역할"
카리브해에 위치한 인구 400만명의 작은섬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가 혁신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떠오르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내정자치권만 인정받고 있으며, 국방·외교·통화는 미국이 담당한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는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주목하는 국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구글 모 회사인 알파벳은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 연방항공국(FAA),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과 협업해 통신이 끊긴 푸에르토리코 섬 일부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연결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앞서 FCC는 이달 초 푸에르토리코에서 인터넷 풍선 기술인 '프로젝트 룬(Loon)'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시험면허를 승인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달 20일 초강력 태풍 마리아가 휩쓸고 가면서 전기, 통신 시설이 파괴됐으며, 지난 6일 현재 휴대전화 기지국 중 24%만 정상화했다. 주민 중 95%는 여전히 암흑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프로젝트 룬은 15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풍선에 통신 중계기, 무선 안테나, 위성항법장치(GPS), 위치추적기 등 통신장비를 실어 무선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만약 대류로 풍선이 자리를 옮기면 그 자리는 다른 풍선이 대체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통 비행기가 다니는 고도 10㎞보다 높은 20㎞ 상공에 띄운다.
FCC는 "허리케인이 덮친 지 2주가 지났는데도 푸에르토리코 주민 수백만 명은 아직도 통신 서비스에서 차단된 상황"이라며 "통신 복구를 위해 혁신적 시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푸에르토리코 현지 통신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통신망이 마비됐지만, 일부 지역은 프로젝트 룬 풍선을 통해 통신이 복구돼 문자메시지나 인터넷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 풍선은 올해 초 홍수 피해를 입은 페루 지역에서도 통신 서비스 복구지원에 나선 바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은 "지원이 필요한 곳에 풍선을 띄워 긴급 통신을 복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페이스북도 푸에르토리코 돕기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50만 달러 모금 운동을 시작했으며, 통신 복구를 위해 피해 지역에 지원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6일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태양 에너지 기술로 푸에르토리코의 전력 인프라를 다시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 2015년 자체 개발한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를 세계 최초로 푸에르토리코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구글은 출시국가 선정 배경에 대해 푸에르토리코 사람 가운데 75%가 스마트폰을 통해 처음으로 인터넷 접속을 하는 등 모바일 보급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꼽았다.
푸에르토리코는 전 세계 시장의 축소판 역할을 하면서 모바일 신제품의 시범 판매 지역, 즉 테스트베드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안테나숍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안테나숍은 상품의 판매동향을 탐지하기 위하고 재빨리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전략점포를 말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기업과 라틴아메리카 등 여러 통신사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지역"이라며 "특히 FCC 관할 구역이고 자유무역지대인 점을 들어 신제품의 잠재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기에 최적의 국가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8 시리즈와 10주년 기념 제품인 아이폰X를 공개하면서 총 25개국의 1차 출시국을 발표했다. 1차 출시국에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주요 선진 국가들이 포함됐으며, 푸에르토리코 역시 선정됐다. 이를 통해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2013년 아이폰5S를 시작으로 5년 연속 아이폰 시리즈 1차 출시국이 됐다.
한국의 경우 단 한번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된 적이 없다. 대부분 3차 출시국으로 1차 출시국에 비해 아이폰의 판매시작이 1~2개월 느리다.
푸에르토리코를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미국 기업 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면서 총 10곳의 1차 출시국 가운데 푸에르토리코를 선정했다. 중국과 일본도 제외된 1차 출시국에 푸에르토리코가 포함된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국내에 출시한 뒤 지난해 7월까지 총 7개 지역에 선보였는데, 이 가운데 푸에르토리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