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주방 가구 전문 회사가 아니라 종합 가구 브랜드의 입지를 다져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 국내 3대 가구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가구 업체 에넥스의 박진규 부회장은 16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나 "지난 3년간 매출이 연평균 20%씩 성장했지만 앞으로 3년간은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했다. 1971년 서일공업사로 출발한 에넥스는 싱크대를 비롯한 주방 가구 전문 업체로 유명했다. 에넥스는 2010년 박 부회장 취임 이후 사무 가구, 침대, 소파 브랜드들을 차례로 내놓으며 종합 가구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매출도 2014년 2619억원에서 지난해 3941억원으로 껑충 뛰며 매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박진규 에넥스 부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에넥스의‘2020년 매출 1조원 달성’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3년 후 에넥스를 국내 3대 가구 전문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주방 가구를 만드는 것은 다른 어떤 가구보다 어렵고 복잡하다"며 "에넥스가 그동안 주방 가구에서 쌓아온 노하우면 거실·침실 등 집안의 모든 가구에서 앞서나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물과 불을 다루는 주방은 가스와 상·하수 배관을 깔아야 하고 주방 전자 기기도 포함하기 때문에 복잡한 설계와 시공을 요구한다는 것. 그는 "주방 분야에서 40년 넘게 쌓아온 에넥스의 기술력을 집안의 다른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서 "한샘이 주방 가구 회사로 시작해 국내 1위의 종합 가구 회사로 거듭났듯이 에넥스도 국내 정상급 종합 가구 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세 경영인인 박 부회장은 에넥스가 3년 연속 적자 늪에 허덕일 때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창업주 박유재 회장의 장남이다. "그때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회사 물건이 안 나가다 보니 대리점은 본사에 불만을 표시하고, 회사 내부에서도 적자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죠."

그는 취임하자마자 전 직원과의 면담, 대리점 순방, 협력사와의 미팅을 시작했다. 전국 150여개 대리점을 모두 다녔고, 한 대리점을 2~3차례씩 찾아가 애로 사항을 듣기도 했다. "고객과의 접점인 대리점에서 '우리 제품이 품질은 좋지만 사후 관리 서비스가 부실해 재구매율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객 서비스 담당 부서를 대표 직속위원회에 옮기고 고객 서비스 개선을 직접 이끌었습니다."

그는 "하루 안에 제품 수리를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고 무상 방문 수리 서비스를 확대했더니 제품 재구매율이 확 뛰었다"고 했다. 에넥스는 박 부회장의 취임 4년째인 2013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억원이다. 박 부회장은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설비투자와 고용을 늘리면서 영업이익은 매출 대비 적은 편"이라며 "지금은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에넥스는 1인 가구, 반려동물을 위한 가구부터 노년층을 위해 '앉아서 일하는 주방' 등 새로운 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가구도 개발·연구 중입니다. 치열한 가구 시장에서 특정 시장과 고객층을 겨냥하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