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연내 공급한다. 다만, 당초 예상시기였던 7월을 넘기면서 최대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삼성전자가 TV 수요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방수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17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삼성전자와의 TV용 LCD 공급 계약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와의 LCD 패널 생산 스펙이 다르기 때문에 조정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17일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이날 이방수 부사장도 동행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올해 초에 하반기가 시작될 무렵 TV용 LCD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공급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TV용 LCD 패널 공급 업체 중 하나였던 샤프가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이후 갑작스럽게 공급 중단을 통보하자 LG디스플레이에 40~60인치 대 TV용 LCD 패널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두 회사의 계약 체결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 부사장은 이어 "(그동안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 거래가 어렵다"면서 "LCD 공급과잉 때문에 삼성 측이 (계약을) 늦출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대형 패널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TV용 LCD 공급량이 많아져서 삼성전자(005930)가 LG디스플레이에 손벌릴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부사장의 발언은 프리미엄 40인치에서 60인치 4K 해상도의 LCD TV 패널 분야에서는 (공급과잉을 촉발한)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보다 LG디스플레이가 강점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올해 말 쯤 공급 계약을 확정하면 실제적으로 내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공급이 시작된다. 이 때문에 블랙프라이데이서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최대 성수기에는 삼성전자 TV 판매율이 감소할 전망이다.

최대 성수기를 대비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LG디스플레이에 요청한 물량은 공급 계약이 지연되면서 이미 시기를 놓친 셈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TV용 LCD 패널은 내년부터 삼성전자 TV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