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보험계약자에게 불리한 자기 손해사정제의 단계적 폐지 방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해사정을 통해 보험금 지급규모를 정하는 것이 보험사 고유의 업무"라며 "손해사정사 선임과정에서 소비자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무위 의원들은 독립성이 필요한 손해사정사가 보험사의 100% 자회사로 종속돼 있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도록 자기 손해사정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해 왔다.
보험사고 손해액과 보험금 사정을 담당하는 손해사정사가 모기업인 보험사의 일감을 받아 사업하다보니 객관적 보험금 산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보험사들은 대부분 수의계약을 통해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보험사들은 손해사정사에 보험금을 덜 주거나 안줄수록 높은 점수를 주고 공공연하게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해 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2~2017년 1분기까지 보험사가 자회사에 위탁한 손해사정 업무 건수는 전체의 86.2%에 달했다. 이 기간 자회사 손해사정법인에 지급한 수수료는 3조657억원이다. 전체의 약 83%를 차지한다.
특히 대형사일수록 이런 몰아주기 관행이 심각했다.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 3곳이 자회사에 위탁한 손해사정 업무의 건수와 지급수수료 비중은 각각 99.9%, 99.5%다. 세 곳이 자회사 손해사정법인에 지급한 금액은 6061억원으로, 사실상 이 세 회사의 고객들은 모두 보험사 자회사에서 손해사정을 받아온 셈이다.
'빅4' 손보사(삼성·현대·동부·KB)가 자회사에 손해사정을 위탁한 건수, 수수료의 비중은 각각 83.8%, 79.4%로 생보사들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급 수수료 규모는 2조4596억원으로 생보 3사가 지급한 금액보다 4배 많았다.
최 위원장은 "손해사정 비용 증가에 따른 보험료 상승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시 자기손해사정제 폐지 여부는 업계・전문가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 등을 거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손해사정사회, 보험사 등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등과 손해사정제도 전반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