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노조가 13일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결렬로 13일, 16일 양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6개 소주, 맥주 공장 중 소주와 맥주 각 1개씩을 제외한 4개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가정용 ‘참이슬’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이어져 참이슬 공급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노사는 이번주 들어 지속적인 협상을 벌여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번주에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 노사는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25일~27일 사흘간 전면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추석 연휴를 전후한 하이트진로 노조 파업으로 현재 ‘참이슬’ 등 하이트진로의 대표 제품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명절엔 가정용 소주 소비가 크게 느는데 이 기간을 전후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참이슬 재고가 급속도로 줄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참이슬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50%의 1위 브랜드다. 가정용 소주 판매가 주로 이뤄지는 편의점에선 지난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 발주가 전면 중단됐다. 대형마트는 당장 판매할 재고 물량을 갖고는 있지만 파업이 지속되면 참이슬 유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참이슬 후레쉬 재고는 일주일에서 10일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사측 관계자는 “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 물량이 일부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올해 7.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맥주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고정비 인상 없는 격려금과 복지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실상 임금 동결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맥주부문의 실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맥주사업 누적 적자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맥주공장 가동률은 44%에 머물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9일 생산효율화를 위해 강원, 전주, 마산에서 운영 중인 3개 맥주공장 중 한 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임단협 도중 회사측이 발표한 공장 매각 계획에 대해 노조는 “공장 매각 시 인력 구조조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하이트진로 사측 관계자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비상체제로 생산공정을 운영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