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 소비자 보호에 무게가 실리면서 지난해 금융감독원 조직개편 때 규모가 축소된 보험감리실의 존재감이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 금감원이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 상품 감독을 담당하는 보험감리실이 '국'으로 승격될지 주목된다.

금감원 조직에서 '국'과 '실'은 부서 규모의 차이를 의미한다. 2~3팀 정도로 구성된 부서는 '실'로 부르고, 그보다 팀이 많은 부서는 '국'으로 둔다. 통상 실은 소속 부서원이 15~20명 정도지만, 국은 30명 안팎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6일 "소속 팀의 수가 줄거나 역할이 줄어들면 국에서 실로 규모가 축소되는데, 감리실은 소속 인원이 23명에 달해 '실' 치고 규모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보험감리실은 지난해 금감원 조직개편에서 보험상품감독국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생긴 조직이다.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가 보험 상품 감독 방식을 사전 규제에서 사후 감리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상품 감독을 담당하는 부서를 '실'로 축소한 것은 '감독 당국의 역할을 줄이고 보험사들의 자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의미의 상징적인 조치였다.

하지만 규제 완화를 외치던 전 정권에 비해 금융 소비자 보호를 더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현 정부는 규제 완화 보다는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이나 합리적인 보험료 산정에 더 집중하고 있다. 보험 상품 관련 감독을 총괄하고 있는 보험감리실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실손의료보험 재편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라 실손의료보험료를 인하하고, 공·사보험의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를 위해 보험감리실은 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을 전수 조사 후 지난 9월 보험료 산출 기준이 불합리한 20개 보험사에 27건의 변경권고를 통보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조찬회에서 밝힌 '보험산업의 과제'의 내용도 보험 상품 관련 개선 방안에 집중돼 있다.

최 위원장이 이날 언급한 ▲내년 4월 유병자 실손의료보험 출시 ▲이달 중 건강관리형 보험상품 개발 가이드라인 배포 ▲생활 밀착형 간단보험 활성화 ▲보험사의 과도한 사업비 책정 구조 개선 ▲부채적정성 평가(LAT) 강화 등 보험업계의 굵직한 현안들이 보험감리실에 배정돼 있다.

보험감리실은 금융 당국이 민병두 의원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소방관 등 고위험직종의 보험가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담당하고 있다. 올 초 문제가 됐던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이자 과소 지급에 대한 부분도 해결했다.

현재 금감원 보험업권의 각 국 소속 팀의 개수를 살펴보면 보험감독국이 5개, 생명보험국 6개, 손해보험국 5개, 보험준법검사국이 5개로 대부분 5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국보다 규모가 더 작다는 의미로 '실'로 축소된 보험감리실은 팀이 5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