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IG'가 9개월 만에 올해 연간 판매 목표 1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1년 그랜저 HG(10만7584대)가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린 지 6년 만이다.

국내 판매 차량 중에서 올들어 10만대 클럽에 가입한 모델은 그랜저 IG가 유일하다. 지난 2015년에는 LF쏘나타와 아반떼가 연간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10만대 이상 판매한 모델이 없었다. 경기 침체와 함께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한 모델을 10만대 이상 판매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준대형세단 시장에서 그랜저 6세대 모델인 그랜저 IG의 독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저IG의 경쟁 차종인 한국GM 임팔라와 르노삼성 SM7은 최근 저조한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랜저IG에 대항할 만한 국산 경쟁 차량이 없어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올해 베스트셀링카 예약한 그랜저IG…”젊은세대로 구매층 확대”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그랜저의 누적 판매량은 10만4246대로 나타났다. 세부 모델별로는 그랜저 IG가 9만437대, 그랜저 IG 하이브리드가 1만1661대, 5세대 그랜저 HG는 2148대다.

그랜저 IG의 인기는 구매층이 젊은세대까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5세대 모델은 주요 구매층이 40~50대였지만 그랜저 IG는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 덕분에 30대 구매 비중이 25% 수준으로 높아졌다. 현대차는 그랜저 IG 출시 시점부터 30~40대 젊은 층을 겨냥해 역동성을 강조한 광고를 선보이는 등 감성 마케팅에 주안점을 뒀다.

그랜저IG.

이와 함께 그랜저 IG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디젤, LPG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출시된 그랜저 IG 하이브리드의 누적 판매량은 1만1661대를 기록하면서 연간 판매 목표인 1만대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그랜저 최초로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도 선보인다.

그랜저 IG가 비슷한 가격대 수입차들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수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IG에 반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현대스마트센스’ 옵션을 추가했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에서는 보기 힘든 사양이다. 여기에 넓은 실내공간 등 그랜저IG 만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30~4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령별 구매 비중을 보면 30~40대 젊은층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라인업으로 선택의 폭을 넓힌 점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상품성 검증...해외 수출 늘린다

그랜저 IG가 초반 돌풍을 일으킬 때부터 현대차 내부에서는 올해 10만대 판매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봤다. 그랜저 IG의 첫 날 사전계약 건수는 1만5973대로 국내 사전계약 차종 중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2월에는 1만7247대 팔리며, 그랜저 HG가 2014년 12월 세운 그랜저의 월간 최대 판매량 1만2564대를 뛰어넘기도 했다.

아직 올해가 석달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랜저 IG의 연간 판매량이 15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시장에서 단일 차종으로 연간 15만대가 팔린 기록은 2010년 쏘나타(15만2023대)가 유일하다.

현대차는 그랜저 IG 수출도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중동 지역에 3월부터 수출된 그랜저 IG는 5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도 판매되고 있다. 현재로는 내수 대기물량 때문에 수출 물량이 많지 않지만 내년부터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IG의 상품성이 검증된 만큼 글로벌 시장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