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혁명 용어 설명 : 리쇼어링(Reshoring)

1990년대 미국 제조업체들은 의류, 신발, 전자제품 등 노동집약산업을 생산비용이 낮은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로 옮겼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에는 중국이 새로운 생산거점이 됐다. 저렴한 공장 운영 비용과 임금, 중국으로 이전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은 많은 기업의 발걸음을 중국으로 향하게 했다. 미국 제조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 불렀다.

플리커(Flickr)

최근에는 이 반대 개념, 즉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다시 끌어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제조업 가치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나라가 금융위기 피해를 적게 입었다. 선진국 정부들은 낮은 세제와 투자 인센티브를 무기로 기업 복귀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제조업 고용 100만명 창출을 내세우며 미국으로 복귀하는 기업에 법인세 완화, 자금지원, 상장 시 우대조치 등의 혜택을 약속했다. 2015년 미국으로 포드(Ford), 인텔(Intel)등 약 440여개 제조업체가 일부 시설들을 미국으로 재이전했다. 이들 기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7만500여개에 달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에는 미국 내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까지 하고 있다.

플리커(Flickr)

다른 선진국도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다. 영국은 2007년 30%로 설정했던 법인세율을 올해 19%로 내리고 2020년까지 17%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G20 중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독일은 26%에 달하던 법인세율을 15%까지 낮추면서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웃 일본도 법인세율을 기존 30%에서 23.4%로 인하, 리쇼어링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계에서 리쇼어링 대책을 논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리쇼어링을 북돋으려면 규제 근본 틀 전환, 정책 신뢰성 제고, 투자 인센티브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기업환경 유·불리를 따져본 후 해외로 나가는 국내기업들은 늘어나는 반면 국내로 들어오겠다는 기업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선택하는 이유는 정부의 달콤한 인센티브 제안 때문만은 아니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로봇, 3D 프린터 기술 등의 발전 덕분에 해외에 공장 짓는만큼의 효용을 자국에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적인 기업들은 해외 공장의 가파른 임금 상승, 기술 유출, 품질 저하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우려하기 시작했으며 장기 경쟁력 제고를 위해 리쇼어링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