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위례신도시 북부지역(북위례)에서 '분양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던 호반건설이 분양에서 임대로 사업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일반분양할 계획이었으나, 회사 현금 사정이 넉넉한 덕분에 민간임대로 공급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달 18일 북위례인 위례신도시 A3-5블록에 민간임대 699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승인을 하남시에 신청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논란이 되기도 했다.
A3-5블록(4만2118㎡)은 분양주택 용지로 전용면적 85㎡ 초과 699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 201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용지를 공급할 당시 561개 업체가 경합한 끝에 호반건설 계열사인 하나종합개발이 약 2160억원에 거머쥐었다. 군부대 이전 문제 등으로 약 2년 만에 위례신도시에서 공급이 재개된 공동주택용지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 땅이었다.
택지개발 업무 처리 지침에 따르면 지자체 승인을 받으면 분양주택 용지에도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분양가 심의 등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우선 민간임대로 공급했다가 차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위례신도시와 같은 공공택지지구에서 주택을 분양하려면 반드시 지자체의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사전에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임대 의무기간(최소 4년)이 지나면 일반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때 분양전환가를 산정하는 기준이나 방법 등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어 사업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앞서 남위례에서 분양했던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많게는 수억원씩 올랐다. 2012년 공급된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 전용 108㎡의 경우 분양가는 7억1510만~7억8920만원 수준이었지만, 입주 3년차인 지난 7월에는 3억원 이상 오른 10억3000만~11억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A3-5블록이 있는 북위례 지역은 남위례에 비하면 서울과 더 가까워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앞으로 가격 상승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반분양에서 임대 분양전환으로 돌린 호반건설의 사업계획 변경이 분양 수익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예비 청약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북위례 분양을 기다려왔던 예비 청약자들은 청와대와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A3-5블록이 북위례에서 처음으로 분양할 단지였던 만큼 후속 분양 단지에 미칠 여파도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에 민원을 넣은 한 예비 청약자는 "18년이 넘는 무주택 기간을 참고 내 집 마련을 위해 기다렸는데, 이번과 같은 일이 다른 (북위례) 분양에서도 반복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호반건설 측은 분양에서 임대로 사업계획을 바꾼 것은 최근 위례신도시 주택시장 등에 가해지고 있는 금융 규제와 회사 내부의 유동성 활용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임대기간, 즉 분양전환 시점은 사업계획승인 신청 때 포함되는 사항이 아니라 세부적인 내용들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남시는 곧 사업계획승인 여부를 결론내릴 예정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분양전환가 책정 기준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앞으로 이 단지가 분양전환을 진행할 때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번에는 임대주택 공급이 해당 지역의 지구단위계획 등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만 검토해 사업계획승인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