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예견한 중력파(重力波)를 검출하는 데 기여한 라이너 바이스(85)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예교수, 배리 배리시(81)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명예교수, 킵 손(77) 칼텍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중력파는 별의 충돌이나 블랙홀 결합과 같이 우주에 초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1916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천에 볼링공을 떨어뜨리면 움푹 꺼지는 것처럼 천체가 격렬하게 활동하면 주변 시공간이 뒤틀리고 중력파가 발생한다고 예견했다.

라이너 바이스, 배리 배리시, 킵 손.

바이스 교수와 손 교수는 1980년대에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한 실험 장치인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배리시 교수는 1994년 결성된 라이고 연구단의 연구책임자이다. 라이고는 지난해 2월 "2015년 9월 14일 미국의 두 관측소에서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질 때 발생한 중력파를 처음으로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우주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알려줄 금세기 최고 발견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라이고 연구단은 거울과 레이저 장치를 활용해 중력파를 찾아냈다. 수㎞ 떨어진 거울 사이로 레이저가 이동하는 도중에 중력파가 지나가면 거울이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평소와 다른 레이저 무늬가 발생하는 원리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을 맡았던 킵 손 교수가 제안한 장치다. 라이고의 중력파 검출에는 13국 100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이형목 서울대 교수 등 국내 과학자 14명도 중력파 검출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