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서지는 고요한 해변, 뜨겁게 분출하는 활화산… '코나(KONA)'는 미국 하와이의 가장 큰 섬 빅아일랜드 북서쪽에 있는 휴양 도시 이름이다. 코나에서 재배되는 원두는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예멘의 모카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꼽힌다. 코나는 천혜의 휴양지이기도 하면서 세계적인 철인경기 '아이언맨 월드 챔피언십'이 펼쳐지는 역동적인 곳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KONA)'의 이름을 이곳에서 따왔다. 현대차(005380)는 코나가 자기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이미지를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동차의 이름은 자동차의 성격을 설명해준다. 자동차의 이름은 다양한 형식으로 결정되는데, 지명을 따온 경우 그 지역의 자연 환경과 도로 특성 등을 떠올리게 하면서 차량의 주행성능을 상징하기도 한다. 유명 지명을 딴 국내외 자동차 이름은 아주 많다.
◆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모하비', 한국GM '말리부' 등
현대차는 SUV에 이름을 붙일 때 유명 휴양지나 관광지의 지명을 붙인다. 지난 2000년 출시된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주의 주도(州都) '샌타페이'에서 이름을 따왔다. 샌타페이는 예술가의 도시로 유명하다. 원래부터 이곳에 살았던 인디언 푸에블로족의 문화에 스페인, 멕시코, 앵글로색슨 문화가 더해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면서 1990년대 초중반 미국 동부의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집단 이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와 자유로움을 '싼타페'라는 차명에 담았다"고 밝혔다.
2004년 출시된 준중형 SUV '투싼'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휴양지 이름이다. 넓은 대지와 강렬한 태양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역동적인 성능과 주행을 중요시하는 '투싼'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기아차의 대형 SUV '모하비'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모하비 사막에서 이름을 따왔다. 주행성능에 맞는 강한 이미지를 차명에 불어넣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모하비 사막 내에 주행시험장도 갖고 있다. 또 모하비는 'Majesty Of Hightech Active VEhicle'(최고의 기술을 갖춘 SUV)라는 뜻도 있다.
기아차의 중형 SUV '쏘렌토'는 이탈리아 나폴리와 인접한 항구 쏘렌토에와 미국 샌디에이고 근처의 하이테크 단지 이름에서 따왔다. 기아차 관계자는 "멋있는 스타일과 하이테크한 성능을 겸비한 차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의 대표 중형모델 쉐보레 '말리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서부에 위치한 말리부 해변에서 따온 이름이다. 말리부 해변처럼 편안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차에 부여했다. 말리부는 1964년 쉐보레 셰빌의 고급트림 이름으로 첫 선을 보였다.
쉐보레 '올란도' 역시 지명에서 차명을 따온 경우다. 올란도는 테마파크, 쇼핑, 레저, 스포츠의 명소로 잘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관광지명이다. 연간 4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만큼 세계적인 가족관광 휴양 명소로, '가족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차'라는 의미를 담아 모델명으로 사용했다.
◆ 페라리 '포르토피노', 도요타 '시에나'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종종 지명에서 차명을 가져온다. 특히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들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지명을 선보이고 있다. 고성능은 물론 유려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페라리가 대표적이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이탈리아의 리구리안 리비에라 지역의 도시 '포르토피노(Portofino)'의 이름을 본땄다. 페라리 관계자는 "포르토피노는 차량의 우아한 품격과 스포티함, 절제된 고급스러움이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자 인기 여행지인 포르토피노와 닮았다"며 "론칭 색상도 '로쏘 포르토피노'라고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페라리 360 모데나는 페라리의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중북부의 도시 모데나에서 따왔다. 모데나는 연 평균 기온이 13.3℃로 가장 추울 때도 평균 2℃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온화한 날씨의 도시다. 360 모데나는 페라리의 유선형, 곡면형 디자인의 시작을 알린 모델로 인기가 높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의 미니밴인 '시에나'도 이탈리아 투스카니 주의 한 도시 이름을 본땄다. 투스카니는 이탈리아 중서부의 해안 주로 16세기 르네상스의 중심지다. 시에나는 중세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해발 고도 322m 고지대에 있지만 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한다.
크라이슬러는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도시인 '세브링'을 차명으로 선택했다. 12시간 내구레이스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크라이슬러 그룹에 속해 있는 자동차 브랜드인 닷지의 다코타도 미국 다코다 주의 이름을 따 차명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