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금(金)으로 눈길이 쏠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고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유동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로 지정학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이다.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금, 지금 투자해도 괜찮은 걸까.

1  최근 금 가격 동향은?.

최근 금 가격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높아지며 온스당 1350달러(국제 금 가격 기준)까지 상승한 상태다. 최근 3년 동안 움직이던 박스권(1100~1350달러) 상단에 도달한 상황이다. 실제 투자 시 기준이 되는 국내 금 가격 역시 g당 4만7000원으로, 박스권 상단인 5만원에 근접한 상태다.

2  금은 안전 자산이라는데?

금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이다. 또 다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도 금 투자가 빛을 발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자 지급이 없는 무이자 자산이기 때문에 실질 금리가 상승하면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3  실물 금을 구입하는 것도 금 투자인가?

금반지, 골드바 등 실물 금을 금거래소나 금은방 등에서 구입하는 것도 금 투자의 일종이다. 염두에 둬야 할 점은 기본적으로 실물을 매매할 때는 부가가치세 10%가 붙고 매매 수수료가 5% 정도라 금을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가 15% 이상 발생한다는 점이다. 단기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라면 금 가격이 20% 이상 올라야 한다는 뜻이다. 장기 보유 목적의 투자자라면 실물 보유가 유리할 수도 있다. 시세 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투자나 상속이 목적인 투자자가 실제 실물을 많이 보유하는 편이다.

4  금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은 어떤 것이 있나?

가입 금융기관과 상품의 성격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은행 골드뱅킹 상품이 있다. 입금한 금액만큼 시세에 맞게 금으로 변환해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원한다면 실물로 인출할 수도 있으며(부가가치세 10%), 금을 사고팔 때 1%가량의 수수료가 붙는다. 또 실물 금과 마찬가지로 시세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가 과세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증권사에서도 금 관련된 금융 상품을 살 수도 있다. 금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공모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단기간에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매매 수수료는 대체로 은행보다 저렴한 0.5% 내외지만 차익에 배당소득세가 과세되며 실물 인출이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마지막으로 KRX 금시장에서 거래하는 방법이 있다. 증권사 계좌를 통해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을 매매하는 방법으로 수수료가 0.2% 내외이며 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 비용 측면에서 가장 저렴한 방법이다. 이 밖에도 금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 상품 등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금 가격 외에도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아 복잡하다.

5  금 투자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국내 투자자의 경우 상품이 국내 금 가격(국제 금 가격에 원·달러 환율 반영)에 연동된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 수익률이 국제 금 가격 변동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실제로 연초 이후 국제 금 가격은 14.2% 상승했지만 국내 금 가격은 6.3% 상승에 그쳤다.

6  국내 금 관련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어떤가?

금 관련 펀드 상품들의 최근 수익률(3개월)은 최고 7%를 넘는다. 신한BNPP골드펀드가 7.7%로 가장 높았고, 블랙록월드골드펀드가 4.7% 정도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였다. 단, 금 펀드는 금광·귀금속 관련 기업 주식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금값 움직임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진 않는다.

7  향후 금 투자 전망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 지연과 경기 부양책 불이행 등으로 안전 자산 수요가 높아지면 금값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리가 금 보유의 기회 비용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연준의 자산 재투자 종료로 상승 기회가 줄어든다. 가격 상단은 온스당 1350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도 주목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금값 하락 압력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