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대 ‘갤럭시노트8’이 등장했다는 소식에 이동통신 판매점을 찾은 일부 소비자들이 싸다는 말만 믿고 불리한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부 판매점들이 “갤럭시노트8을 33만원 판매한다”고 안내하면서, 소비자가 구매한 스마트폰을 2년 뒤 통신사에 반납한다는 조건을 소비자 몰래 계약서에 집어 넣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 집단상가 풍경(기사와는 무관)

이동통신 유통점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이 풀렸다는 뉴스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판매점을 찾는다는 점을 악용해 불법 보조금을 주는 척하면서 소비자의 스마트폰 소유권을 담보로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중고폰으로 많게는 30만~4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법 보조금을 받으려고 스마트폰을 담보로 맡기는 것은 ‘조삼모사’”고 말했다.

강남 일대 한 판매점을 찾은 회사원 김모씨도 “가입약관서를 꼼꼼히 살피고 갤노트8의 실구매가가 33만원로 내려가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묻자, 판매원이 2년 뒤에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조건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주었다”면서 “소비자들을 ‘호갱(어수룩한 손님)’으로 보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원들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를 알게 되더라도 하소연할 데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소비자의 스마트폰을 2년뒤 반납해야 한다는 계약내용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크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일 방통위 단말기조사과 과장은 “허위과장 광고를 하거나 소비자에게 잘못된 내용을 고지하는 피해 사례가 확대될 경우 처벌까지도 고려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109만4500원이지만, 4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페이백)과 함께 2년 약정으로 25% 요금할인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30만원대로 떨어진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어느 한곳이 먼저 판매장려금을 높여 가입자를 뺏어가면 다른 곳들도 가입자 방어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판매장려금을 높일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8은 사전 예약판매 개통 첫 날인 15일 20만대, 16일에는 7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간 개통 물량 27만대는 삼성전자(005930)가 밝힌 전체 예약판매 85만대의 32%다.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로 보는 기준치 2만4000건을 넘어섰다. 15일 번호이동은 3만8452건을 기록한데 이어, 16일 2만6473건을 기록했다.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각각 625명, 54명 순증했고 SK텔레콤(017670)이 679명 순감했다.

2017년 9월 15일 삼성전자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정식출시 행사가 열린 KT 광화문빌딩 KT스퀘어 앞에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예약 가입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