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차원이 다른 세계다.'
조선비즈 4차 산업혁명 특별취재팀이 내린 소결론(小結論)이다. 200억개가 넘는 사물의 연결, 날로 진화하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의 등장 등 고도의 정보화 사회가 인류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세계(新世界)로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 통찰력, 공감 능력 등 인류 고유의 특성도 기계가 얼마든지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자의 눈으로 확인했다. 다가오는 새 사회의 특성을 종합하면 영화 '매트릭스'(1999년 출시)가 암시한 미래 사회와도 일맥상통한다. 취재팀이 9개월간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건져 올린 새로운 사회의 특징을 5가지로 정리한다.
◆ 4차 산업 혁명이 만드는 신세계
① 감정 로봇, 창작 AI가 판친다
지난 7월 20일 일본 도쿄 프린스파크타워 호텔 '소프트뱅크 월드' 전시장에서 만난 감정 로봇 '페퍼(Pepper)'.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반갑다'며 손짓하는 페퍼를 똑똑한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프트뱅크 게열사 코코로SB 오오우라 키요시 이사는 "'도라에몽(일본 만화에 나오는 파란색 고양이 로봇)'처럼 친구를 보살피고 놀아주는 동반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 예술가도 AI에게 일자리를 넘겨줘야 할 지도 모르겠다. 성남시에 위치한 지능정보기술연구원이 시연한 AI '갠묵(GANMOOK)'의 산수화 실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컴퓨터에 설악산 사진을 입력하자 갠묵은 붓의 강약 조절을 숙련한 서예가처럼 모니터에 흑백 수묵화를 완성했다. 최신 딥러닝 기술인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이용한 것이다.
② 오감을 넘어 디지털 식스 센스 시대로
VR, 증강현실(AR) 기술도 '게임 체인저'다. 비용, 시간, 공간이라는 개념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게임업체 유니티(Unity) 건물 지하실에서는 원하는 운동은 뭐든지 할 수 있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면 손에 들고 있던 컨트롤러(조종기)는 '라켓'으로, 좁은 공간은 코트로 변한다.
구글은 AR을 교육에 접목, 학습교실을 우주나 해저, 피라미드, 궁전 등으로 바꾸는 서비스 '엑스페디션'를 선보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느끼는 비범한 능력을 '식스 센스(Sixth Sense·6번째 감각)'라고 한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전자 연구원은 "오감(五感)에 의지하던 인간이 디지털 식스 센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③ 가상화폐 열풍은 계속된다…코스닥 거래 규모 넘어섰다
올해 가상화폐의 위력을 실감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9월 들어 국내 가상화폐 거래액은 하루 평균 1조5000억원으로 코스닥 거래 규모를 넘어섰다. 가상화폐 채굴에 필요한 컴퓨터 그래픽 카드의 경우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였다. 지난 6월 해커가 웹호스팅업체 '인터넷나야나'가 관리하던 기업·단체 사이트를 마비시킨 후 복구해주는 대가로 13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챙기는 충격적인 일도 터졌다.
④ 유전자 분석 기술 고도화…맞춤형 아기 생산 시대 오나
지난 3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 직원들이 유전자 검사 키트를 하나씩 나눠 받았다. 복지 차원에서 직원은 물론 직원 가족에게도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와 SAP,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 비자, 스타트업 스냅챗 등도 각종 중대 질병 유발 가능성을 확인해 사전 조치할 수 있도록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 비용이 계속 떨어지다 보니, 반려견 혈통과 품종을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개 전문' 유전자 검사 업체 '임바크(Embark)'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분석 및 교정 기술이 발달하면 궁극적으로 맞춤형 아기까지 생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⑤ 사이보그가 현실로…생각만으로 로봇팔·사물 움직여
앤드류 슈워츠(Andrew Schwartz) 피츠버그대 신경생물학과 교수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Brain Machine Interface)'의 대가다. 슈워츠 교수팀은 지난해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중증(重症)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뇌에 심은 칩이 미세한 전류를 감지하고 이 정보를 분석한 컴퓨터가 로봇팔에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손상된 뇌의 뉴런(neuron) 일부를 전자칩으로 대체하는 뇌 임플란트(brain implant)도 치매의 새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 '초연결⋅초지능⋅초융합' 매트릭스 사회를 미리 만날 기회
9월 14, 15일 이틀 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은 전방위 변화 흐름을 한발 앞서 볼 수 있는 기회다. '매트릭스 사회로의 진입(Login to Matrix)'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AI, 클라우드, VR에 관한 세계 최고의 연사가 총출동한다.
'마스터 알고리즘'의 저자 페드로 도밍고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컴퓨터과학)와 마이크 슈스터 구글 번역 최고 책임자가 최신 AI 기술을 소개하며 앤서니 리만 GM 전략·도시 모빌리티 총괄은 100년 자동차 기업의 혁신 사례를 발표한다. '세계 신경과학계의 거두' 앤드류 슈워츠 피츠버그대 교수를 비롯해 박일평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장(부사장), 박원기 NBP 대표도 발표에 나선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 등 총 6명이 준비하는 가상화폐 완벽 해부 세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