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은퇴를 했지만 아직 인생이 많이 남았는데 아무 것도 안하고 시간을 흘려보낼 순 없다고 생각했다. 창업을 통해 학창시절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 집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뿌듯함, 그 치열함이 안겨주는 보람을 느끼고 싶었다."

윤기영(57) 맘스터치 평택역점 사장은 건축설계 전문가 출신이다. 한양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마치고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13년간 일한 그는 금호엔지니어링으로 이직해 10년을 더 일했다. 대기업 임원까지 역임한 그는 2013년 정년 퇴직을 했다.

"이대로 쉴 수만은 없는데"라며 고민하던 윤기영 사장에게 한 지인이 '맘스터치'를 추천했다. 생소한 브랜드였지만 '뜨는 프랜차이즈'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남의 말만 듣고 창업에 나설 수는 없는 일. 바로 시장 조사에 들어갔다. 그는 일단 가게를 낼만한 입지 분석을 시작했다. 집이 있는 성남 분당 죽전 지역부터 시작해 서울, 경기 남부는 다 돌았다. 멀리는 충북 충주까지 갔을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윤 사장은 건축설계 전문가로서 사람의 움직임과 공간을 연구했던 감각을 십분 발휘해 현장에서 시민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그는 "주로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또 어디에서 약속을 잡고 사람을 기다리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봤다"며 "그렇게 해서 고른 장소가 현재 매장이 위치한 평택역"이라고 말했다. 그가 고른 매장은 전철역과 버스정류장, 유명 백화점, 젊은이들이 모이는 로데오거리까지 형성돼 있었다. 그는 성공 가능성이 있는 상권이라는 판단이 들자 매물로 나온 가게를 수소문해 지금의 매장 자리를 구했다.

버거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로 사는 인생 제2막은 어떨까? 윤 사장은 수입을 넘어선 노동에 대한 뿌듯함을 말했다. 윤 사장은 "그동안 모아둔 노후 자금도 있고, 아내가 약국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유유자적하며 살아도 크게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데 뒤에 물러서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해 치열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