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막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형성해온 스마트폰 양강 체제를 본격적으로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6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1.5%의 시장점유율로 8.7%에 그친 애플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1위는 21.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화웨이는 7월에도 11.7%로 애플(11.3%)을 근소하게 앞섰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8월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화웨이가 3개월 연속으로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이날 "지난 7월 화웨이가 12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애플(1260만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SA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7월 판매량은 2460만대였다.

전자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스마트폰의 원조인 애플을 제친 비결로 공격적 마케팅과 글로벌 판매망 확장,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꼽고 있다. 중국 업체라고 해서 과거처럼 타사 제품을 베껴 값싸게 출시하는 후발주자로만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이 9월 신제품을 발표하면 다시 2위로 올라서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17'에서 세계 최초의 모바일 인공지능(AI) 칩셋 '기린 970'을 공개했다. 이미지 인식과 음성 비서 등 AI 기능에 특화된 모바일 칩셋을 만든 것은 전 세계에서 화웨이가 처음이다. 이 제품은 'IFA 2017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