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美의 60% 수준에서 정체"
"한국 10년 만기 국고채 실질 금리 1%P 이상 하락"
IMF(국제통화기금)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EE)가 한국 경제가 생산성 정체와 인구 고령화의 이중고에 갇혀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7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한국은행-IMF-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공동 콘퍼런스에서 IMF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그 동안 고성장을 이끌었던 생산성 향상이 한계에 도달한 데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급격해 향후 성장률 저하 현상이 나타나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리 브랜스테터 카네기멜론대 교수 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기술 혁신, 생산성 및 동아시아 국가의 혁신시스템 진화(Invention, Productivity, and the Evolution of East Asia's Innovative System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의 생산성 향상이 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0대 후반 이후 20년 동안 미국 대비 일본, 한국의 총요소생산성(TFP·Total Factor of Productivity)를 비교한 결과, 일본과 한국의 생산성이 미국을 쫓아가는 '생산성 수렴' 현상은 끝났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한국의 생산성은 미국의 60%대 수준에서 계속 정체되어있다. 일본은 아예 계속 생산성 격차가 벌어졌다.
브랜스테터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일본, 한국, 대만 등이 채택했던 기존 기업 친화적(pro-incumbent)인 경제성장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라는 진단을 내놨다. 정부가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소수의 기존 기업에게 기술 및 금융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의 성장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됐다는 얘기다. 한국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극단적인 방식의 성장 모형이 계속 유지되어왔지만, IT 산업에서 삼성전자 한 곳만 남는 등 부작용이 불거진 상황"이라고 까지 말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해서는 IMF가 비관적인 분석을 발표했다. 라닐 살가도(Ranil Salgado) IMF 아시아태평양국 지역연구과 과장은 '아시아의 인구고령화와 대응방향(Asia: At risk of growing old before rich?)'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아 경제성장에 유리했었지만, 인구 고령화로 이러한 특징이 곧 소멸될 것"이라며 "인구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가도 과장은 이 보고서에서 2020년부터 2030년 사이에 아시아 각국의 10년 만기 국채의 실질 이자율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인구고령화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그만큼 하락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락폭은 평균 1%포인트 후반대였는데, 그나마 한국은 1%포인트 초반대였다. 태국, 말레이시아의 경우 하락폭이 2%포인트가 넘었다.
결국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대응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살가도 과장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