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포함된 한미일연합, 애플과 손잡고 도시바 인수 나서
"도시바·WD 협상도 교착상태, 아직 인수전 향방 불투명"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이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웨스턴디지털(WD)이 참여하고 있는 신(新) 미·일 연합에 우선협상권을 내줬던 한·미·일 연합이 이번에는 애플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여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30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와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 산업혁신기구(INCJ)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은 최근 애플을 포함하는 새로운 인수 방식을 도시바에 제안했다. 현재 WD와 인수 조건을 놓고 협상 중인 도시바가 이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

한미일 연합이 제안한 방식은 '2단계 인수방식'이다. 우선 베인캐피탈과 도시바가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의 주식 46.5%를 갖고 애플이 3000억엔(약 3조원), SK하이닉스가 2000억엔(약 2조원)의 자금을 출자한다. 이 경우 도시바 등 일본 측의 지분율은 53.4% 수준으로, 의결권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이후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간 소송이 원만히 해결되면 도시바가 산업혁신기구(INCJ)에 주식의 일부를 양도해 일본 측이 계속해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NHK는 "도시바가 의결권있는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대신 산업혁신기구가 50.1%, 일본 정책투자은행(DBJ)가 11.6%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여전히 일본 업체가 경영권을 주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연합이 애플을 '조커'로 내세운 이유는 앞서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매각할 당시 일본 정부를 비롯해 채권단 등에서 "애플과 같은 미국의 글로벌 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의 IT 부품 구매자인 애플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안정적인 공급처를 얻는다는 장점도 있다.

도시바는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WD의 소송이 걸림돌이 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도시바와 일본 요카이치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WD는 동의없는 매각은 인정할 수 없다며 국재중재재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다급해진 도시바는 최근 WD를 우선협상자로 변경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까지 WD의 지분율 문제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이달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9월로 미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