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WD, 지분 확대 시기 놓고 여전히 이견 팽팽
"WD에 밀린 SK하이닉스,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어"
스티븐 밀리건(Stephen D Milligan) 웨스턴디지털(WD) 최고경영자(CEO)와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을 놓고 최종 협상 중인 가운데 양측이 WD의 지분율 등을 놓고 이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지 언론은 두 회사가 오는 9월에나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는 31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미국 반도체 기업 WD가 포함된 신(新) 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독점 교섭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현재 양측 수장은 WD가 도시바 반도체 경영에 어느 정도나 관여할 지를 두고 세부 사항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도시바와 WD가 30일에 최종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한 이후 31일 도시바 이사회에서 매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시바와 WD는 오는 9월 중순 내에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는 앞서 WD의 출자 비율을 전체 지분의 3분의 1로 상한선을 정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각론에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WD는 도시바메모리의 IPO(기업공개) 직후 지분 확대를 바라지만 , 도시바는 반독점 심사를 이유로 향후 10년간은 WD의 도시바메모리 지분율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 정책투자은행(DBJ)도 WD가 IPO 직후 지분율을 높이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도시바가 현재는 WD 진영과 교섭하고 있지만, 한·미·일 연합,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과의 협상도 종결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시바와 WD의 협상이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다시 한미일 연합에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와 INCJ, DBJ, 미국 PEF(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털 등이 속한 한미일 연합은 당초 지난 6월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도시바는 지난 24일 일방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WD 진영으로 교체한 바 있다. WD 진영에는 INCJ, DBJ, 미국 PEF 운용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이 포함돼 신 미·일 연합으로 불린다.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를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은 WD의 소송 압력과 주거래 은행들의 '8월 중 매각 완료' 압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조 엔(20조7300억 원)의 인수 금액 중 KKR, INCJ, DBJ가 약 1조 엔 전후를 출자하고 스미토모미쓰이와 미즈호 등 도시바의 주거래은행들이 7000억 엔가량을 대출 형태로 출연할 전망이다.
도시바와 WD 진영이 최종 합의로 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 관계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거쳐야 한다. 도시바가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면,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