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발맞춰 국내 은행들이 채용문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지난해 2배 규모인 400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하기로 했고,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해보다 60명 가량 늘어난 25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채용 인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 KEB하나은행이나 NH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정부 일자리 정책 기조에 맞춰 채용 규모를 확정하겠다고 밝혀 올해 하반기 시중은행들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청년 실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은행권의 채용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다. 금융권 취업을 노리는 취업 준비생들 역시 은행권 채용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채용 확대가 우려스럽다.
스마트폰 등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까지 등장하면서 고객들이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일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에 은행들은 기존 인력과 점포를 어떻게 줄이느냐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채용 인원을 확대하는 것은 향후 인력 관리 측면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은행들의 일괄적으로 채용 확대 기조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이나 한국씨티은행의 채용 전략과 비교하면 더욱 대비된다. 상대적으로 정부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외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과 달리 경력직 위주의 소규모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뽑아왔다.
두 은행 관계자는 "수시채용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확대니 축소니 얘기할 것도 없지만 올해라고 해서 더 많이 뽑거나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업은 대표적 규제 산업으로 그간 은행들의 행보에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은행들의 신규 인력 채용은 은행의 미래와 내부 인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 은행들이 직원 채용 문제에서까지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