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 유명 전시공간인 이곳에 세계 각국의 취재진과 애널리스트, IT업계 전문가 등 1500여 명이 운집했다.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건물을 반 바퀴 감아 돌며 늘어섰다.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노트8)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노트8은 지난해 배터리 발화(發火) 사고로 초유의 단종 사태를 맞았던 비운의 갤럭시노트7 후속작이다. 애플이 다음 달 초 아이폰 출시 10주년에 맞춰 선보이는 아이폰8과 '8 VS 8 대결'을 벌일 제품이다.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의 언팩(공개·Unpack) 행사. 대화면을 자랑하듯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트8 언팩(Unpack·공개) 행사장부터 '애플 1호점' 코앞에 잡았다. 파크 애비뉴 아모리는 2001년 애플이 맨해튼 5번가에 처음 개점한 애플 소매점 '애플스토어'에서 단 0.6마일(약 1㎞) 떨어진 곳에 있다. 맨해튼 애플스토어는 뉴욕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 가보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고의 맞수인 아이폰8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을 향해 노골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행사 시작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고동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담당 사장(무선사업부장)은 먼저 "삼성전자의 어느 누구도 지난해 일어났던 일(노트7 발화 사태)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를 실망시키기도 했지만 갤럭시노트 충성 고객이 분명히 있다는 점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소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노트8을 들어 보인 고 사장은 "6.3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멀티태스킹 기능이 강화됐고, S펜의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한층 강력해진 카메라도 탑재했다"며 신제품을 소개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의 언팩(공개·Unpack) 행사. 노트8는 역대 노트 시리즈 중 가장 큰 6.3인치 화면, GIF(움직이는 이미지) 파일 공유 기능을 추가한 S펜, 흔들림을 줄인 1200만 화소의 후면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다.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북미법인 제품전략 담당 부사장은 아이폰7플러스를 들고 나와 카메라 성능을 직접 비교 시연하기도 했다. 노트8에는 세계 최초로 망원렌즈와 광각렌즈 2개 모두에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술을 적용해 움직이는 피사체나 달리는 차 안에서 포즈를 취한 사람 등을 찍을 때 아이폰보다 흔들림 없이 선명한 화질을 담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흰 셔츠 차림의 삼성전자 직원들이 일제히 무대로 올라와 갤럭시노트8을 흔들어 보였고, 관람자들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날 행사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행사 종료 5시간 만에 140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23일(현지시각) 갤럭시노트8 언팩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노트8을 사용해보고 있다.


외신들은 6.3인치 대화면과 듀얼카메라, S펜을 주목하며 호평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의 '빅폰'(big phone)이 돌아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갤럭시노트8을 이길만한 제품이 없다"고 극찬하며 "애플의 10주년 아이폰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크어낼러시스 리서치의 분석가인 밥 오도넬은 AP통신에 "재(ashes)에서부터 멋진 브랜드로의 재탄생"이라면서 "삼성전자의 수익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앤가젯은 "크고 아름다운 폰"이라며 "노트7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CNBC 방송은 "삼성은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노트8은 삼성의 자신감을 강조한다"고 보도했다.

갤럭시노트8 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