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출시로 부품을 공급한 부품 계열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갤노트8에는 탑재된 듀얼카메라는 삼성전기(009150)에서, 배터리는 삼성SDI(006400)에서 각각 공급받았다.

갤노트8의 판매가 늘어날 수록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실적이 늘어난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와 램과 메모리 칩 등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에서 공급하는 만큼 갤노트8의 판매호조는 3분기 삼성전자 부품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7' 행사를 열고 갤노트8을 공개했다.

전시된 갤럭시노트8 모습

◆ 갤노트8, “너 웃으면 나도 웃는다"...삼성전기, 삼성SDI, 기대 섞인 긴장

갤노트8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에 각각 12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F1.7)와 망원 카
메라(F2.4) 등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듀얼카메라는 두 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광학 2배줌과 최대 디지털 10배 줌을 지원한다. 여기에 듀얼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을 활용한 흔들림 보정이 더해져, 언제 어디서나 선명한 줌 촬영이 가능하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메인 카메라 협력사다. 삼성전기는 갤노트8에 들어갈 듀얼카메라 물량의 약 70%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의 출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3.7% 늘어난 6조8619억원, 영업이익은 1207% 증가한 3212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노트8 듀얼 카메라 채택 및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향 듀얼 카메라 확판으로 실적은 대폭 성장할 것”이라며 “듀얼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17년 46억달러 수준에서 2018년 74억달러로 작년 보다 62%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카메라모듈 및 안테나(DM)사업부의 올해 매출액 추정치는 작년보다 18.2% 증가한 3조2988억원, 영업이익은 129.3% 늘어난 1520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듀얼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 모듈보다 단가가 높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가세와 더불어 샤오미 화웨이 등 상당수 중국산 스마트폰 업체들도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면서 듀얼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올해 46억달러 수준에서 내년 74억달러로 62% 성장할 전망"이라며 "삼성전기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노트7 악몽을 잊은 삼성SDI의 주가 전망도 밝다. 갤럭시노트8의 초기 생산 물량에 들어갈 배터리는 삼성SDI가 전량 제작한다. 삼성전자는 나머지 배터리를 어디서 납품받을지는 출시 국가별 여건을 고려해 조정할 예정이다.

갤럭시노트8의 배터리 용량은 3천300mAh다. 갤럭시S8(3천mAh)보다는 크지만, 전작인 갤럭시노트7나 상반기 대화면 플래그십인 갤럭시S8플러스(3천500mAh)보다는 용량이 줄었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에 나온 갤럭시S8과 마찬가지로 갤노트8 배터리 안전성에 만전을 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고의 원인 분석 결과를 올해 1월 발표하면서 재발방지책도 함께 마련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8가지 배터리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또 핵심 부품의 설계·검증·공정 관리를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제품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해외 자문단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하반기 매출액은 상반기 대비 32.8%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 부진했던 폴리머 배터리가 갤노트8 출시 영향으로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를 권했다.

◆ 갤노트8 출시에 중소형주도 오랜만에 ‘웃음’

갤럭시노트8 출시로 중소형주 부품주들 중에서는 해성옵틱스(076610), 옵트론텍(082210), 자화전자(033240)등 듀얼 카메라 관련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해성옵틱스가 갤럭시노트8 및 듀얼카메라 수혜주라며 가장 저평가된 중소형주 중 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17’ 행사에서 사람들이 전시된 갤럭시노트8을 체험하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성옵틱스의 듀얼카메라용 AFA(자동초점교정기능), OIS(손떨림보정기능)와 렌즈 공급의 실적 기여는 3분기부터”라며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 0%에서 3분기 3.5%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해성옵틱스는 국내 카메라 부품산업과 삼성전기의 핵심 협력사로 자리 잡았다”며 “협력사 중 최초로 부품 생산 일원화 구조(렌즈-AFA-OIS-카메라모듈)를 구축한 점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옵트론텍과 자화전자도 최근 일주일 사이 주가가 10.8%, 4.5% 상승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듀얼 카메라 채택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부품업체의 2018년 실적 호조를 거둘 것”이라며 “수혜주로는 대덕GDS, 자화전자, 옵트론텍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파워로직스(047310)가 갤럭시노트8 전면 카메라모듈 주력 공급사(메인 벤더)로 선정됐고, 캠시스(050110)가 세컨 벤더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8도 국내 부품주 상승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아이폰8을 필두로 다양한 신모델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라며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도 지속돼 IT 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은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