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역점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첫발을 제대로 떼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며 올해 사업 대상에서 배제됨에 따라 정부가 연내 사업지 110곳 이상을 지정하겠다던 계획을 대거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출범식.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은 지난달 28일 올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110곳 이상을 12월까지 지정하고 공기업 제안 방식으로 10~20곳을 추가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체 사업지 물량의 70% 수준을 지자체에 위임해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불과 5일 뒤 발표된 8·2 대책에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서울은 올해 도시재생 뉴딜에서 전면 제외됐다. 당초 국토부는 8월 한 달간 지자체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계획'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현재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정은 일단 '올스톱'된 상태다. 사업 동력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초 계획상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110곳 중 수도권의 비중은 30~40%에 달했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 유형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저층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한 '우리동네 살리기(면적 5만㎡ 이하)'와 '주거정비 지원형(5~10㎡)' 사업 등은 대부분 서울 강북의 노후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관계자는 "일단 서울과 경기권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취소됐고, 앞으로 추진 일정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면서 "서울이 빠지면서 전체 사업지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8·2 대책에 따라 일부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한국감정원과 합동점검반을 구성, 현장단속 및 모니터링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과열 지역에 대해서는 공모 물량을 제한하거나 사업시기를 조정하는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서울시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도시재생사업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라 국토부와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문제도 나온다.

시는 현재 서울 창신·숭인, 가리봉, 서울역 역세권, 세운상가 등 13곳을 도시재생 활성화지역 선도 모델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다 영등포 경인로와 청량리 제기동 등 8곳의 사업 후보지역과 강북구 수유1동 등 20곳의 사업 희망 지역도 정해 놓았다.

시는 올해 자체 예산 2300억원을 투입해 기존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당초 내년에 2~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예산 집행이 요원해진 것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원점에서 뒤엎는다기보다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차원이라고 본다"면서 "서울은 도시재생 수요가 많기 때문에 올해 배제되더라도 앞으로 다시 포함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도시재생 뉴딜에 투입될 50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균등하게 집행될지도 관건이다. 서울은 배제됐지만 전체 예산은 그대로 집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과 광주 등 일부 지방 광역시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재영 건국대 교수는 "일부 특정 지역 주민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주거 복지를 위해 5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경우 지역 간 갈등이나 지나친 경쟁 등의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