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반년 만에 하락했다. 부동산업계에서 성수기로 보는 가을을 앞두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은 줄줄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세종시 등에선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일주일 전인 이달 7일보다 0.01% 하락했다. 강남구 아파트 값이 전주 대비 하락한 건 올해 1월 30일 조사(-0.02%) 이후 27주 만이다. 서초구 역시 같은 하락 폭(-0.01%)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8·2대책 발표 전(7월 31일 기준) 조사에는 각각 0.36%, 0.53%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21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아파트 급매물들 안내가 나란히 붙어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노원구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0.01% 하락했다. 서대문·성동·종로구 집값은 보합세였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 평균 상승률은 0.05%로 7월 31일 0.37%, 8월 7일 0.08%에 이어 2주 연속 둔화됐다.

투기지역으로 묶인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8·2 대책' 발표 후 2주 연속 제자리걸음 중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 분양할 예정이었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신반포 센트럴자이' 등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은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정부의 추가 규제가 예고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는 '눈치보기'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서울, 세종 등 지역에서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는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