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이 특허청으로부터 사명 'ABL'에 대한 상표권 출원 공고 결정을 받았다. 앞서 ABL생명은 특허청으로부터 상표권 출원 거절 의견을 받았지만, 6·7월 두차례에 걸쳐 "이전부터 ABL이란 이름을 잘 쓰고 있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견서와 보완서를 제출해 결과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18일 "특허청에서 지난 16일 출원공고결정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출원공고결정은 상표 등록을 위한 사전 절차로 공고일부터 2개월 동안 이의신청이나 새로운 거절 이유가 없으면 상표 등록이 마무리된다.
특허청은 앞서 지난 6월 'ABL' 상표가 자산담보부대출(ABL·asset-backed loan)의 약어와 같고, 앞서 등록된 현대증권의 '에이블(able)' 등 다른 상표들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 의견을 통지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ABL이란 상표를 언론 보도나 광고 등으로 많이 노출시켰다는 점과 내·외부에서도 이 상표에 기반해 사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특허청에 적극적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이후 지난 2월부터 사명을 ABL로 바꾸겠다고 선언하고 8월 1일부터 이 이름으로 광고·영업 등 각종 경영 활동을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상표권 없는 영업 강행으로 경영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업계에선 과거 우리은행이 사용했던 '선점 전략'을 ABL생명도 이번 상표 출원에 사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2년 간판을 내건 이후 2년 만에 특허청으로부터 상표 등록 결정을 받았다. 상표권 출원 전에 먼저 영업을 시작하고 대중에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이후 시중은행 8곳은 지난 2005년 특허심판원에 우리은행의 상표 등록이 무효라는 취지로 심판을 청구했다. '우리'가 보통명사로 특정 은행이 독점하면 소비자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을 뜻하는 '우리 은행'과 구별하기 어려워 은행 종사자에게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우리은행은 이미 2002년부터 이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헷갈릴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근거로 상표권 등록 무효 주장에 반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9년 '우리은행'의 상표 등록은 무효라고 판결내렸다. 결국 우리은행이라는 상표는 특허청의 상표등록원부에서 삭제됐다.
소송에는 패했지만 우리은행은 상품명에 대한 '상표권'은 없어도 회사의 이름인 '상호명'으로는 '우리은행'을 쓰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 이 이름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 다만 다른 쪽에서 '우리은행'이라는 상표를 쓰는 걸 막을 수는 없다. 은행업 종사자들이 우리은행이라는 상표를 쓸 수 없게 되는 '독점권'과 우리은행이라고 쓰는 사업자에게 금지시킬 수 있는 '금지권'이 없는 상태다.
ABL생명은 상표권 출원 공고를 받게 되면서 사업 기반을 한층 안정화할 수 있게 됐다. 출원 공고 결정 이후 등록이 완료되면 ABL생명은 상표권을 갖게 된다. ABL생명은 상표권을 취득해 보험업·생명보험업·손해보험업·연금보험업 등의 업종에서 ABL이라는 이름에 대한 독점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