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와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 협약을 정식으로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미국 정부기관과 신약 개발에 관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한 곳은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신라젠이 처음이다.

협약의 주요 골자는 NCI 주관으로 완치 절제술이 듣지 않는 환자, 전이성 미소부수체 안정형(MSS) 대장암이 있는 환자 등 3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펙사벡+더발루맙’ 두 가지 약물을 병용 투여하는 치료군과 ‘펙사벡+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세 가지 약물을 병용 투여하는 치료군으로 나눠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 1상과 2상이 진행된다.

미소부수체 안정형(MSS) 대장암은 DNA에 돌연변이가 거의 없어서 미소부수체(통상 2~3개의 염기쌍이 15~40회가량 반복돼 있는 DNA 배열)가 나타나지 않는 형태의 암을 말한다.

펙사벡은 유전자 조작 항암 바이러스를 바탕으로 개발 중인 항암제로 정맥 투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천연두 백신에 사용됐던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변형시킨 것이다.

NCI는 임상의 모든 비용과 관리를 전적으로 부담하게 된다. 임상 총괄 책임자인 NCI 팀 그레텐 박사(Tim F. Greten, MD)와 연구팀은 신라젠과 공동 개발한 프로토콜에 따라 펙사벡을 총 4회에 걸쳐 정맥 내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신라젠은 NCI에 펙사벡을 제공하며, 면역관문억제제인 더발루맙(PD-L1억제제) 및 트레멜리무맙(CTLA-4억제제)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공급을 맡게 된다. NCI는 신라젠에 미국 정부 소유 연구시설 및 지적재산권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문가 자문 서비스도 지원한다.

나아가 임상 환자의 종양 생체조직 검사와 혈액 샘플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을 통한 면역조절 잠재성을 평가하게 될 예정이다.

그레텐 박사는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요법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매우 의미 있는 후속 개발단계”라고 밝혔다. 그레텐 박사는 위장종양학과 면역종양학 분야에서 20년 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전문가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종양과 면역체계 상호작용의 이해도가 뛰어난 그레텐 박사의 전문성과 NCI의 기술적 역량이 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신라젠이 글로벌 대표주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