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1달 만에 사내의 한 익명 토론 그룹을 폐쇄한 사실이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12월 사내의 한 익명 토론 그룹을 폐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내부 모임은 미국 대선 이후 정치적 논쟁을 펼치는 중심 축이 되어 페이스북 경영진의 우려를 샀다.

온라인 토론 그룹 '애넌(Anon)'은 지난 2015년 5월 페이스북 직원들이 직장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모임으로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이 모임이 대선 이후 특정 직원을 공격하거나 분열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자 지난 12월 폐쇄를 결정했다.

애넌은 보수당만을 위한 토론장으로 활용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당선 이후 몇달 간 우익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주로 사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직전에는 애넌 측에서 페이스북 사옥 캠퍼스 내에 "트럼프 지지자들을 환영합니다(Trump supporters welcome)"라는 문구가 적인 광고 포스터를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페이스북 사옥 캠퍼스에 붙여진 애넌의 광고 포스터. “트럼프 지지자들을 환영한다”고 적혀있다.

페이스북 책임자 로리 골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언론사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페이스북의 임무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세상이 좀 더 가까워지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성명서를 제출하며 내부 그룹 폐쇄 결정 논란을 일축했다.

최근 미국 IT업계의 성지 실리콘밸리 내에서는 표현의 다양성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이달 초 구글의 엔지니어였던 제임스 다모어가 좌편향을 비난하고 성차별적 주장을 담은 메모를 남겨 해고되며 실리콘밸리 내 표현의 다양성 논란이 불붙은 바 있다.

한편, 저커버그는 애넌 폐쇄 이후 3개월 만에 회사의 정기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애넌은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에 사용됐기 때문에 용인될 수 없다"며 폐쇄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