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호실적이 보험료 인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봐 우려하기 때문이다.

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빅 5'는 올해 상반기 1조8477억원 순이익을 냈다. 작년 상반기보다 45.8%(5807억원)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사상 최대 실적은 손해보험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가장 크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보통 손익분기점이 되는 적정 손해율은 78% 내외다. 이보다 손해율이 떨어지면 보험사는 흑자를 본다.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떨어진 76~77%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약 3% 올린 덕에 수입은 늘고, 자연재해와 교통사고 감소, 외제차 사고 시 동급의 국산차 대여 등 제도 개선으로 보험금 지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해보험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로키(low key·소극적 홍보)' 대응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실손보험료 등 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힌 만큼, 호실적을 자랑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는 자동차보험에서 '반짝 이익'이 났지만, 2013~2015년 업계 전체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이 3조원이 넘는다"며 "아직도 보험 영업으로 난 적자를 주식 투자, 부동산 매각 등으로 메우고 있는데, 실적으로 주목받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실제 대부분 손해보험사는 상반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최대 실적을 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다. 또 대형사 위주로 자동차보험료도 줄줄이 내리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적용되는 하반기에는 다시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며 "적자가 나도 고민, 흑자가 나도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