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사업은 기본적으로 '파이프라인', 즉 원재료나 상품이 공정에 투입된 뒤 구매자에게 도달하는 일방향 흐름에 기반을 뒀다. 포드나 GM, GE, 듀퐁 등이 파이프라인 시대 산업혁명을 이끈 기업들이다. 지금은 다르다. 구글과 우버,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은 '플랫폼'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플랫폼 경제는 1990년대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조금씩 특성을 드러냈다. 규모 수익 체증, 네트워크 외부성, 연결 경제 등 인터넷 시대를 상징하는 개념이 주목받고, 기업 생산에 있어 수직적 통합은 아웃소싱, 경쟁은 협력으로 바뀌었다. 저자 3인(상지트 폴 초우더리 외·사진)은 기존 이론들을 검토한 다음 플랫폼 사업 본질을 양면 네트워크 효과로 요약했다. 양면이란 소비자와 공급자를 가리킨다.

한때 유행했던 마이클 포터의 경쟁 우위 5요소(신규 진입자 위협, 기존 기업 경쟁, 구매자 교섭력, 판매자 교섭력, 대체품 위협) 모형이나, 단순히 회원 수를 닷컴 기업 성과로 간주했던 관행은 모두 파이프라인 사고법을 전제한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 경제에서 산업 간 경계는 희미해졌고 공급자와 고객 접근성은 용이해졌다.

또 회원 규모보다 참여자 간 상호작용 정도나 특성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

이 책은 플랫폼 사업의 특성, 전략, 정부 규제를 포괄적으로 다루지만, 백미는 플랫폼 사업의 거버넌스(governance)를 다룬 8장이다. 거버넌스란 플랫폼 생태계에 누가 참여할지, 그들 사이에 어떻게 가치를 분배하고 갈등을 해결할지에 대한 규칙들을 말한다.

파이프라인 사업 거버넌스는 주로 지분구조나 이사회 구성 등에 초점을 두었고, 대부분 논의가 이익극대화라는 목표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에서는 복잡다단한 참여자를 대상으로 통제와 자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SNS)에서 악성·편향 정보가 여과 없이 유통되거나 공유 자원을 이용하는 참여자들이 피해를 보는데도, 단지 통로만을 제공한다거나 참여자 자율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방치할 것인가? 저자는 이를 플랫폼 사업의 부정적인 네트워크 효과 중 하나로 거론하면서 경영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저자는 플랫폼 사업이 도시와 국가 공동체의 운영 원리, 예를 들어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로렌스 레식(Lessig) 교수의 '국민국가 모델'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플랫폼 기업을 일종의 사회 기구로 보는 입장이다. 이익은 적정 수준으로 구현해야 하지만 도를 넘어 추구할 대상이 아니다. 동시에 제한 없는 다중이 참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무질서가 예방되도록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명시적인 법규, 참여자 사이에 형성되는 행동 규범, 행동 정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설계된 적절한 보상과 처벌 정책이 필요하다.

이 새로운 혁명은 과거 주식회사 제도 도입이 그랬던 것 이상으로 미래 사회에 전례 없는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정책가들도 과거처럼 금지와 인허가 위주 규제로는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20세기 프레임에 맞추어 정립된 기존의 경제·경영 이론도 이 혁명에 맞춰 새로 쓰여야 한다. 3인 저자 모두 경제학과 경영학으로 훈련받았기에 이 책은 설득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