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올해 내 간편결제 'L.pay(이하 엘페이)'의 음파 결제 서비스 ‘웨이브’를 유통 전 계열사 점포에 도입한다. 이는 삼성페이, SSG페이 등에 비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뒤처져 있는 엘페이의 편의성을 높여 롯데가 목표로 하는 온·오프라인 ‘옴니채널’을 활성화해 고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전 점포의 결제 단말기에서 웨이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등 다른 유통 계열사들도 하반기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어 올해 내 롯데 전 유통 채널에서 음파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바코드 대신 음파로 간단히 결제… 하반기 롯데 전 유통 채널로 확대 적용

L.Pay 웨이브 사용 모습.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전 점포의 휴대용 결제 단말기(PDA)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이달 내 전국 2만5000여개의 단말기 업데이트를 끝내고 음파 결제를 본격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웨이브는 그동안 롯데슈퍼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엘페이 웨이브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비가청(非可聽) 음역의 소리를 결제단말기(POS)에 전달해 바코드를 찍을 필요 없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엘페이와 삼성페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간편결제 앱은 바코드를 띄워 스캐너로 읽게 하는 바코드 결제방식이다. 엘페이를 서비스하는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스피커가 달려 있는 기존 결제단말기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별도의 기기 설치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가맹사업이라는 편의점 특성상 단말기 일괄 업데이트에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9월 내 전 점포에서 음파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올해 내 전 점포에서 웨이브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과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 유통계열사 점포는 전국 2만여개에 달한다.

◆ 간편결제, 롯데 유통 핵심 전략 ‘옴니채널’ 구축의 주요 수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롯데그룹 5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뉴롯데’라고 쓰인 전구에 불을 켜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6년도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하루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40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5억원의 세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4분기 기준 간편결제 거래액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14조6000억원 규모다. 관련 업계는 올해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유통업계 ‘페이 전쟁’도 격화되고 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는 각각 2015년 7월과 9월 SSG페이와 엘페이를 출시했다. 현재 엘페이 앱 설치자 수는 50만명대로 SSG페이 앱 설치자수인 400만명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엘페이 음파결제 서비스 웨이브로 승부수를 띄운 배경이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웨이브 활성화를 위해 음파 결제 기술 스타트업 ‘모비두’에 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엘페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옴니채널(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구축’의 주요 수단이기도 하다. 기존의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을 간편 결제로 묶어 소비자 이탈을 막는 것은 물론 소비패턴 등 빅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는 마케팅에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엘페이는 그룹의 중요 자산인 만큼 소비자가 엘페이의 편리함을 생활 어디서든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규모와 질을 확대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