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 속도 낸다...제품과 서비스에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 선보여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및 '로봇 선행연구소' 신설
LG CNS, AI 빅데이터 사업 2배 늘려
LG유플러스, AI 서비스사업부 신설

주부 김선정(40)씨는 최근 여름철 폭염을 대비해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최신 에어컨 제품인 LG전자의 ‘인공지능 휘센 듀얼 에어컨’을 샀다. 이 제품은 기존 에어컨과 달리 인체감지 센서를 통해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만 집중적으로 냉방을 해준다. 실내 전체를 냉방할 때보다도 20%정도 전기료도 줄일 수 있다. 김씨는 올해는 똑똑한 인공지능 에어컨으로 여름철 전기세 걱정을 덜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LG전자 인천공항 안내로봇2_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방문객을 대상으로 항공 탑승 정보를 안내하는 기능을 테스트 중인 LG전자의 공항 안내 로봇.

LG그룹이 전사 차원으로 ‘인공지능(AI) 퍼스트 시대'를 선포했다. LG전자, LGCNS,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스마트 가전부터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산업 인프라까지 AI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쇼(CES) 글로벌 컨퍼런스 현장에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AI 기술을 앞세워 LG만의 차별화된 혁신 기술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LG전자, AI⋅로봇 연구소 신설

LG는 제품과 서비스에 특화된 AI 기술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월 초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인공지능’을 전담하는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로봇 선행연구소’를 신설했다.

인공지능연구소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고도화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정보, 날씨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음성∙영상∙센서로 인식/추론/학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이를 스마트가전, 모바일, TV, 자동차부품, 로봇 등 사업에 적용한다. ‘로봇 선행연구소’는 지능형 로봇의 선행 기술을 개발한다.

또 인공지능 분야의 인재육성도 한층 강화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성과가 탁월한 사내 핵심인재를 대상으로 임원급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연구위원’으로 적극 발탁하고 인재 영입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초 소프트웨어 역량과 핵심 기술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전기∙전자 및 자동차부품 기술 전문가인 박일평 부사장(소프트웨어센터장)도 영입했다.

CEO 직속의 ‘클라우드센터’와 H&A사업본부의 ‘H&A스마트솔루션BD(Business Division)’도 인공지능 가전,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

◆ 인천공항에 청소⋅안내로봇 실전배치

올 초 LG전자는 인공지능 기술을 최초로 탑재한 ‘휘센 듀얼 에어컨’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인 '딥 씽큐(Deep ThinQTM)'가 적용돼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이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찾아내 자동으로 바람을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만 집중적으로 보내준다. 실내 전체를 냉방 할 때보다 최대 20.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로봇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 2월부터 자체 개발한 로봇들을 공항에 투입해 현장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로봇들은 지난 5개월간 소음, 장애물, 돌발 상황 등의 변수에 적응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쳤다.

실제로 지난 21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는 LG전자의 청소로봇과 안내로봇 각각 5대씩 배치됐다. LG전자의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항 이용객들에게 안내서비스를 제공하고 실내 공간을 청소하게 된다.

안내로봇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음성인식 플랫폼을 탑재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를 인식한다. 이 로봇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중앙 서버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공항 이용들에게 항공편 정보를 비롯해 탑승구, 편의 시설, 매장 등의 위치를 안내한다. 고객들은 필요한 경우 공항 내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로봇의 에스코트를 받을 수도 있다.

청소로봇은 가정용 LG 로봇청소기의 청소능력,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기술 등을 적용해 공항 환경에 맞춰 최적화됐다. 이 로봇은 공항 내에 청소가 필요한 구역의 지도를 데이터베이스에 담아 복잡하고 넓은 공항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스스로 찾아 깨끗하게 청소한다.

◆ LGCNS⋅LG유플러스, AI 전담 조직 신설

LG그룹의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LGCNS와 LG유플러스도 기존 조직을 확대 개편하며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LGCNS는 AI 빅데이터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기존 빅데이터 사업 조직 규모를 확대했다. LGCNS는 이미지, 음성인식, 동작인식 분야에서 인공지능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AI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4월 기존 빅데이터 사업 조직을 ‘AI 빅데이터 사업담당’으로 개편했다.

현재 200명 수준인 AI 빅데이터 조직을 국내외 딥러닝 전문가 채용을 포함해 내년까지 400명으로 인력을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 및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도 제휴해 숙련된 딥러닝 전문가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사업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10여 년간 빅데이터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이성욱 상무를 영입하고 AI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LG CNS는 오는 8월까지 ‘AI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활용해 디지털 금융 IT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이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의미 있는 자료로 바꿔 활용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또 국내 최초로 대화형 챗봇을 개발했다. 대화형 금융 챗봇은 모바일 앱을 통한 송금, 결제와 같은 간편 서비스 수준에 머물던 기존 국내 디지털 금융 서비스와 달리, 개인이 자주 사용하는 금융 거래가 채팅 안에서 즉시 처리되며, 금융사 내부 빅데이터 시스템과 연계해 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말 ‘AI 서비스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보다 2배 이상 조직 규모를 확대했으며, 로봇 및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이 있고 신규 서비스 개발 및 기획 경험이 많은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인공지능 관련 사업모델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며 올 하반기 로봇, AI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빅데이터 센터’를 신설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빅데이터 서비스인 ‘U+비디오포털 개인 맞춤추천’은 사용자 시청 이력과 취향을 파악해 관련 동영상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서비스 제공 후 U+비디오포털 이용자 트래픽 사용량이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